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에 대해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에 대해 “한미 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 관계를 구축해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에도 한미 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긴 세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전날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 대북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 전 실장이 구속됐다.
서 전 실장은 이대준 씨가 피살된 다음날(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경 청와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게 ‘보안 유지’ 지침을 내리고 관련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서 전 실장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이날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와 재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구속적부심 청구에 대해서는 “가능한 대안으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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