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지난해 약 2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9일 공개한 ‘2022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환자는 2357명이다. 북한의 말라리아 환자 수는 2012년 2만1850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해 2020년에는 1819명까지 떨어졌는데 지난해 다시 급격하게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북지원 단체들의 물품 공급에 차질이 있었던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WHO의 말라리아 관련 책임자인 압디살란 누어 박사는 지난 6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그와 관련된 혼란들이 말라리아 관리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내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 지원 사업을 하는 국제협력단체 ‘글로벌펀드’도 RFA에 “현재 북한에 의약품을 전달하고 지원금 관련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 중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역시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라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북한에서 발견된 말라리아는 모두 ‘삼일열원충’으로 열대성 말라리아에 비해 비교적 사망률이 낮고 약에 내성이 없어 치료에 용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누어 박사는 기자설명회에서 “2023년 말부터 세계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요청서를 내면 심사 결과에 따라 백신을 할당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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