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이 광주 우치동물원에 새 둥지를 틀었다.
12일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우치동물원은 이날 오전 11시 20분부터 곰이·송강 맞이 행사를 진행했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초 정부에 반환하기로 하면서 경북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에서 지내다 지난 9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관리사무소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곰이와 송강은 5분여간 일대를 산책하다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진 놀이터로 향했다. 사육사 지시에 따라 놀이터에서 한참을 뛰어다닌 이들은 펜스 너머에서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재롱을 떨기도 했다. 시민들도 두 풍산개에게 손을 내밀거나 이름을 연호하며 크게 환영했다. 한 시민이 ‘곰이와 송강의 건강 상태는 어떻냐’고 묻자 사육사는 ‘3일 동안 적응을 잘해 대체로 양호하다’고 답변했다.
현재 우치동물원은 곰이와 송강의 새끼 중 한 마리인 ‘별’(암컷)을 2019년 8월 분양받아 기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부모견과 자식견의 만남은 곧바로 이뤄지지 못한다. 동물원 측이 어미인 곰이가 자식인 별을 알아볼 수 없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강 역시 중성화 수술이 돼 있지 않아 세 마리를 한 공간에 둘 경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당분간 이들의 합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지태경 우치공원 동물원 관리사무소장은 “당분간은 각자 공간에서 지내면서 적응 기간을 갖고 건강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부부의 합사는 교미 시기가 지난 뒤 시도해 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곰이와 송강은 각각 2017년 3월, 11월 태생으로 현재 6살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30대에 해당한다. 이들은 1.5평 남짓한 사육장에서 각방 생활을 시작했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2시간씩 동물원에서 산책을 하며, 안전상의 이유로 이 시간에 한해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곰이·송강은 대통령기록물인 만큼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키우게 된다. 사육 비용 등 모든 적정관리 책임은 광주시가 맡는다. 대통령기록관에서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곰이와 송강은 우치공원 동물원에서 남은 생을 마감할 예정이다. 지 소장은 “곰이·송강의 대여 조건은 따로 없다”며 “다만 도난과 분실, 안전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실내 사육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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