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은 어디로…국힘 당권 경쟁 본격화[중립기어 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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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1시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시사 라이브 <중립기어>에서는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를 전망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을 지낸 이승헌 부국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당내 분란을 일으켰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학습효과로 차기 당 대표와는 불편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아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ARCMYRvUq-U)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존재감 커지는 ‘윤핵관’

▷조아라 기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지난 8월 법원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 이후 ‘2선 후퇴’를 선언했었죠. 그런데 최근 다시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당 투톱인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도권·MZ 대표론’에 “심판이 부적절하다”, “굳이 안 해도 될 말씀”이라고까지 비판하면서 ‘윤심’이 실린 발언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어요.

▶이승헌 부국장

장 의원의 발언에 정말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는 건지 아니면 그렇게 마케팅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어요. ‘윤심’이라고 해석해주면 장 의원은 좋겠지만 전 그렇게 보진 않습니다. 중요한 건 장 의원이 비판을 하게 된 배경을 봐야하는 것이죠. ‘수도권·MZ 대표론’은 수도권 대책이 가능하고 MZ세대에 인기가 있는 당대표를 얘기한 것인데요, 장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이죠. 최근 장 의원과의 연대설이 불거진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도 지역구가 울산, PK(부산경남) 지역입니다. 두 사람의 합종연횡이 현실화된다면 자신들의 조건과 ‘수도권·MZ 대표론’과는 거리가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공개적으로 저격하고 있는 것이죠.

▷조아라 기자

장 의원의 발언이 ‘윤심’과 연결되는 지 확실하지 않지만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키맨’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는 말씀이시네요.

▶이승헌 부국장

‘키맨’의 역할을 하려면 당대표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본인이 나서서 이기거나 해야 되죠. ‘윤핵관’ 투톱으로 장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꼽히는데요, 두 사람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파다하죠. 현재로선 장 의원이 권 의원을 당대표로 밀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아요. 장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원내대표로서 준 ‘윤핵관’의 역할을 한 김 의원을 밀면 김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자연스럽게 정치적 지분을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거예요. 그에 대해선 두 사람만 알 수 있으니 확실히 장 의원이 지분 행사를 할 것이라고 말씀 못 드리지만 그렇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요.

▷조아라 기자

권 의원도 최근 TK(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하면서 당권 주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대선 때부터 ‘윤핵관’ 2선 후퇴론이 있었는데 다시 두 측근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역할을 하려는 것이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진 않을까요?

▶이승헌 부국장

중요한 지적입니다. 권 의원과 장 의원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드는 과정이 본격화되면 여론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총선에서 ‘윤핵관’ 중심으로 공천하지 않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선거를 끌고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잘 제시하고, 비윤(비윤석열)계와 조화해나가겠다고 한다면 여론 반전시킬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윤핵관’이 보여준 정치적 퍼포먼스를 봤을 때 과연 그렇겠냐는 의구심이 있죠. 동아일보 사진 특종으로 공개가 됐습니다만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체리따봉’ 문자를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고 장 의원도 대통령실에 측근 인사들을 대통령실에 넣었다가 인적쇄신 때 물갈이 됐잖아요. 과연 두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해 국민적인 물음표가 있다는 건 두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겁니다.

▷조아라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두 사람 행보에 제동 걸지 않는 것은 윤 대통령도 측근 정치인이 당권을 잡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이라고 봐야하는 것 아닌가요?

▶이승헌 부국장

윤 대통령은 이준석 당대표 체제 들어서서 완전히 데었죠. 물론 이 전 대표는 60대 이상 고령 지지층과 2030세대가 연대해 민주당 지지층인 4050세대를 고립시키는 ‘세대포위론’을 형성한 공이 지대했죠. 하지만 공에 대한 평가 기간이 지난 뒤에 당내 분란을 만들다 보니 윤 대통령 입장에선 차기 당대표는 이 전 대표와 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너무 클 거예요. 윤 대통령은 권 의원에게 보낸 ‘체리따봉’ 문자에서도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고 했죠. 지금 ‘윤핵관’들이 2선 후퇴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나섬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흘러가게 놔두는 배경에는 이준석 학습효과가 있다고 봐야겠죠.

●‘윤심’ 누르고 ‘비윤’ 치솟을까


▷조아라 기자

윤심과는 반대되는 입장에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죠. 특히 최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보수진영 정치인들 중 호감도가 제일 높은 편이었어요. 국민적 지지에도 ‘비윤’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건 불가능할까요?



▶이승헌 부국장

한국 정치 특히 보수정당에서 특히 임기 초에 대통령의 의지에 반하는 당대표 선출이 얼마나 가능할까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긴 해요. 물론 윤 대통령 의사와 반해서 당대표가 선출된 적은 있어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박심’은 서청원 전 의원한테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김무성 당대표가 선출됐었죠. 그 때는 정권 초반이 아니고 중반 이후였기 때문에 충분히 이탈 흐름이 있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임기 초기 때문에 비윤을 넘어서서 반윤 주자인 유 전 의원이 7:3(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인 전당대회 룰에서 당원들의 장벽을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조아라 기자


중립기어 박겠습니다. 같은 룰로 치러진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도 나경원 전 의원에 비해 당심을 많이 얻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58%의 지지를 받아 결국 당대표로 선출됐었는데요. 이번에도 유 전 의원이 5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승헌 부국장

당시 이 전 대표가 선출됐을 때는 당원들이건 일반 국민이건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이 혁신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정권교체가 힘들겠다는 절박함이 있었어요. 국민의힘에서 아주 취약한 2,30대에서 표를 끌어오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었다는 절박함인데요. 그 절박함이 집단지성으로 작동했고 그러다보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이 전 대표에게 몰표가 갔던 것이죠. 그런데 과연 지금이 그만큼 절박하냐를 놓고 봤을 때 물론 총선에 이기기 위해서 당을 혁신적으로 개혁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또 반대 진영에선 2년 차 윤석열 정부의 안정을 위해서 확실하게 당이 용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얘기하죠. 이 전 대표가 뽑힐 때만큼 혁신에 대한 절박함이 덜 할 수 있는 것이죠.

▷조아라 기자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에 머무르고 있거든요. 물론 최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뚝심대응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윤석열표 ‘공정과 상식’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지율이 소폭 올라가고 있는데요.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당대표로 밀어준다면 확장성을 넓히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이승헌 부국장

선택의 문제인 것이죠. 윤 대통령의 생각은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이 전 대표와 다른 성향의 당대표를 뽑아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것이냐 아니면 건설적인 견제와 균형을 작동할 수 있는 당대표를 뽑아서 리스크를 안고 가더라도 총선에서 제1당이 되는데 걸 것이냐. 최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원칙적 대처와 도어스테핑 중단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대통령과 그 주변에선 현재 페이스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을 수 있어요. 그러면 1번을 선택할 수 있는 거죠.

●‘MZ대표론’에 갈리는 여권…윤심은 어디로

▷조아라 기자

현재 국민의힘에선 ‘윤심’ 경쟁이 치열해 보이는데요. 하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수도권 121석 중 18석밖에 갖고 있지 않거든요. 정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말했듯이 수도권 대책이 있고 MZ세대에 인기가 있는 당대표가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 후보군에선 사실 잘 보이지 않아요. 지금 와서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승헌 부국장

그래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나왔다 결국 사그라들었죠. 제가 보기엔 제3의 후보가 나와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는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제3후보론’이 나오는 건 제3후보가 나오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기존에 거론되는 주자로 수도권 대책이 어렵겠다는 문제 의식의 발로일 수도 있어요. 지지층들의 한숨인 것이죠. 하지만 현재로선 거기까지에요. 과연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유권자들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권 주자를 거론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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