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내년도 예산안 협상 마지노선을 하루 앞둔 14일에도 법인세 인하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인세와 관련해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법안”이라며 여론전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오늘(14일)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자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여야는 이날에도 여러 채널을 통해 예산안 협상 타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진전이 안 되고 있다”며 “법인세를 좀 손대면 정부에서도 (민주당이 원하는 일부 예산을) 증액해서 패키지로 협의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이 ‘법인세 (인하)는 1%포인트도 안 된다’고 한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사실상 공전하면서 여당 지도부는 일제히 여론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초부자 감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한국의 좌파들은 1970년대부터 삼성과 현대를 ‘매판 자본’이라고 공격해왔는데, 지금도 민주당과 좌파 586세대는 골수 깊숙이 그런 생각을 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삼성전자가 부담하는 세금이 법인세(25%)와 지방세(2.5%)를 합쳐 27.5%인 반면 반도체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세금은 총 20%에 그치는 현실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김 의장까지 여야 협상장에서 ‘현행 법인세를 그대로두면 삼성전자는 TSMC의 경쟁에서 밀린다’, ’지금 조세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 미래 먹을거리를 대만에 빼앗긴다’고 우려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어려울 때 씨를 뿌리자”며 “세계와의 경쟁을 위해 필요하고, ‘차이나 리스크’로 탈중국하는 기업을 유치하려면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감세 정책으로 문재인 정부가 2년 동안 남는 세수로 추경을 할 수 있었다”며 “지금 국가재정이 안 좋기 때문에 추후에 국가의 GDP(국내총생산) 규모를 키워서 세수를 확대하는 효과도 크다”고도 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은 오늘(14일)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라”며 “끝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느라 민심을 져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15일) 제출하겠다”고 압박했다. 정부여당이 법인세 인하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정부안 대신 민주당의 자체 예산안을 169석의 수적 우위로 단독 통과시키겠다는 엄포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놔서 합의된 수정안으로 예산이 최종 처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내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하므로 ‘데드라인’은 분명히 오늘까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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