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시한 코 앞까지 왔는데…여야 강대강 대치 계속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4일 17시 55분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내년도 예산안 협상시한이 14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핵심 쟁점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최종 예산 협상안 마련을 촉구하며 합의 무산 시 자체 수정안을 오는 15일 본회의에 제출하겠다며 압박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최종협상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대치에 중재자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예정된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양측에 추가 협상을 촉구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별도 회동 없이 예산안 처리 지연을 상대당에게 미루며 여론전에 열을 올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최종 협상안을 요구한 데 대해 “우리가 최종 협상할 수 있는 건 없고 오히려 민주당이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생각을 다 말했는데 우리에게 최종협상안을 내달라는 건 양보해달라는 말 아니냐”며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한다. 민주당이 저 안(자체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나면 후폭풍이나 후유증을 감당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 예산안이라는 게 국회 올 때 완성돼서 오는 게 아니고 국회 수정 과정을 예상하고 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정부가 하고자 하는 중요한 일들을 모두 삭감한 채 통과시킨다는 건 진짜 갑질이자 힘자랑이고 나라 재정,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감액 규모를 절충하는 방안에 대해선 “초부자 감세가 결코 아니고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기업을 만들고 거기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감액 규모를 늘리자는 것은 감액한 만큼 자신들 예산을 늘리겠단 것”이라며 “법인세는 법인세대로 낮춰주고, 필요한 거 있으면 감액하고, 자신들이 증액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증액하되 그것이 자기들 정권 때도 안 한 일을 해달라는 건 무리”라고 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이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때문이라며 “이제 정부와 여당이 양보할 차례다.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끝내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느라 민심을 져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저지, 국민 감세 확대를 할 수 있게 자체 수정안을 내일 낼 것”이라며 “극소수 초부자를 위한 감세는 막고 대다수 국민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 부수 법안을 담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 차기년도 예산 정부안을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는 것까지가 기본 역할”이라며 “헌법이 규정한 국회 예산 심의권을 대놓고 무시, 훼방하면서 초부자 감세 핵심인 3000억원 초과 법인세와 100억원 이상 주식양도소득세 지침까지 내렸다”고 비판했다.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협상시한 하루 전까지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단독 처리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 공지를 통해 당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 경내 대기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지에서 “내일(15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20203년도 예산안 수정안의 단독 처리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비해 의원총회 등이 소집될 수 있으니 전원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여야가 15일 오전에 극적으로 예산안 협상을 마무리하면 같은날 오후 혹은 다음날인 16일에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통과시킬 공산도 남아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5일 본회의 개회 가능성에 대해 “열어야 한다. 15일을 넘기면 국정조사를 할 시간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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