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예산안 협상 데드라인을 한 차례 더 넘긴 16일, 타결 여부가 주목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면서 일부 협상 진전을 이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이 수용 여부를 보류하면서 마지막 공을 넘겨받게 됐다.
여야는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한 막판 물밑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간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던 여야는 전날(15일) 김 의장의 중재안 제시와 민주당의 전격 수용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김 의장의 중재안은 △대통령령으로 설립된 기관에 대해 적법성 여부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부대 의견을 담을 것 △법인세 최고세율 1%포인트(p) 인하를 담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중재안 수용 이유에 대해 “국회의장 중재안이 우리 민주당 입장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민생경제 상황을 고려했다”며 “우리의 정치적 판단과는 조금 다르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상인적 현실감각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수용으로 공을 넘겨받은 여당은 일단 숙고에 들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1%p 감세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용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일단 보류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산안에 있어 여야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쟁점이 있는 항목이 이외에도 대단히 많다”며 “저희들로선 1%p 감세도 턱없이 부족하고 여러 가지 불만이 많지만 (중재안) 수용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일단 보류하고 나머지 협상을 계속해서 최종적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중재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퇴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이 그동안 예산안 법정기한(12월2일)도 못 지키고, 정기국회(12월9일)도 못 지키고, 국회의장 마지막 중재안까지 내놨는데, 그것까지 걷어찰 수 있겠느냐”며 “만약 그렇게 하면 ‘집권 여당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나마) 오늘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여지를 갖겠다는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여야는 2가지 쟁점 외에 6가지 정도 이견을 보였던 쟁점과 관련해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에서도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들었으니 16일에 마저 협의를 이어가서 남은 쟁점에 대해서 일괄 타결하는 게 좋다”며 “그게 나라를 위해서도, 정부를 위해서도, 여당을 위해서도, 특히 우리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날까지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단독 수정안 처리를 공언했던 야당은 이날까지는 여당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단하는지를 보고 우리 수정안 제출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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