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경선룰이 ‘당심 100%’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선룰 개정이 전대 후보간 유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친윤(親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심 100% 주장이 제기되면서 친윤계의 약진이 예상되지만, 당원 숫자가 과거보다 늘고 상대적으로 청년층 비중이 늘어난 만큼 비윤(非윤석열)계의 선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난립하고 있는 친윤계 후보 간 교통정리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당은 이르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15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주부터 전대룰 개정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와 함께 “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는 당원에게 (투표권이) 오롯이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히 많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단결과 전진의 축제로 준비하겠다”고 당심 중심의 전대룰 개정을 시사했다.
초·재선 의원들은 같은 날 오후 각각 간담회를 열고 ‘당심 100%’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당 내에서는 차기 전대가 ‘당심 100%’ 경선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현행 전대 경선룰은 당원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다.
전대룰 변경이 가시화되면서 룰변경이 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우선 전대룰 변경 주장이 친윤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만큼, 친윤계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앞선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승리했고, 이후 대선에서 승리하며 당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최근 주요 당권 주자들이 윤심 공략에 나서는 것은 윤심의 중요성을 방증하고 있다.
반면, 지난 전대 당시 27~28만명 수준이던 당원이 최근 80만명에 육박하고 전대시점에는 1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당심의 향방은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정 위원장은 “현재 세 달 이상 당비를 낸 책임당원이 79만 명이다. 아마 전대 시점에서는 100만 당원 시대가 개막할 것”이라며 “당원 비율에서 20대~40대가 33%에 달한다. 과거 우리 당은 50대 이상이 주류를 이루는 당으로 인식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새로운 당의 구조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 나오는 유불리 문제는 해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40대 청년 당원이 늘어났고, 이들 중 상당수가 친윤계와 갈등을 빚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당원으로 가입한 것도 당심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친윤계와의 갈등 과정에서 당원 가입을 독려해왔다.
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 당원들은 ‘돌격 앞으로’와 같이 당협위원장들이 ‘누굴 뽑으라’고 해서 뽑는 스타일들이 아니기도 하다”며 “당심을 예단할 수 없는 이유”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일반 여론조사와 당 지지층 간 여론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가 지난 12~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유승민 전 의원 27%, 안철수 의원 7%,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5%, 김기현·주호영 의원·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3%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조사대상을 한정할 경우 안철수 13%, 나경원 11%, 유승민 10%, 김기현 7%, 주호영 6%, 황교안 5%, 윤상현 4% 순으로 조사됐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업체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30일 진행한 자체 조사에서도 유승민(32.9%), 나경원(13.9%), 안철수(10.4%), 주호영(5.6%), 김기현·황교안(3.9%) 순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나경원(29.4%), 안철수(15.0%), 주호영(10.4%), 김기현(8.5%), 유승민(7.3%), 황교안(7.2%) 순으로 나타났다.
두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다른 후보를 압도하지만, 당 지지층 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당 지지층의 다양성이 확보됐다고 하더라도,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당심 100%’ 경선룰이 충분히 이번 전대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친윤계 후보의 교통정리는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권 주자 가운데 유 전 의원을 제외한 다른 주자들은 친윤계 후보로 꼽힌다. 친윤 후보 간 표분산 효과가 발생하면 비윤계 주자가 선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층으로 대상을 제한한 경우,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당권 주자가 없이 후보간 백중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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