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 고체연료 ICBM 개발 본격화…킬체인 무력화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6일 15시 25분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를 활용한 새로운 엔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 출현을 예고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전략무기에 사용할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낸 것으로 내년에 새로운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석 하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14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규모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로켓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시험이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중대시험”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신형전략무기 개발을 위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번 시험을 참관한 김정은도 지난해 노동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과업 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 문제를 훌륭히 해결했다고 평가하며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ICBM을 주로 발사하는 동창리 발사장에서 추력 관련 분출시험을 했다는 것은 이번에 개발한 고체연료 엔진을 ICBM에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나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는 고체연료 계열을 올해 꾸준히 발사했지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나 ‘화성-17형’ 같은 ICBM에는 액체연료를 써왔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발사 준비시간이 짧고 이동식 차량 등에 탑재가 용이하기 때문에 기습적 발사능력 등이 강화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고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준비시간이 짧고 이동식 발사차량(TEL) 등에 탑재가 용이해 군사위성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기습 발사능력과 생존성이 강화된다”며 “북한이 ‘더 강력한’ 지상발사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고체엔진으로의 교체는 신속성과 은밀성을 강화해 한미의 정찰·탐지를 배제하고 한국의 킬체인(Kill Chain·선제타격)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고체형 IRBM을 필두로 지속적인 출력시험을 통해 고체형 ICBM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은 이 로켓 추진력이 140tf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앞서 2016년 9월 새로 개발한 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엔진 지상 분출시험에서 성공했다며 추력이 80tf라고 공개했다. 발표대로라면 미국의 대표적 ICBM인 미니트맨-3의 고체연료 1단 엔진(80tf)보다도 강력한 것으로 상당히 진일보한 기술이다.

북한이 이미 여러 차례 시험발사를 한 ‘화성 14·15·17형’ ICBM의 1단 엔진으로 사용하는 ‘백두산엔진’은 액체연료를 쓰는데 1개의 출력이 80tf다. ‘백두산엔진’을 화성 14형은 1개, 화성 15형은 2개(160tf), 화성 17형은 4개(320tf)를 묶어 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발표대로 추진력이 140tf이면 거의 ICBM급 엔진”이라며 “북한이 추진력벡토르조종기술(TVC)을 도입한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 시험이라고 한 점에서도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적용할 엔진 개발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발표한 고체엔진의 경우 탄두 무게를 포함해 구조중량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탄두 중량을 600~800kg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미 본토에 도달 가능한 1만km 이상의 사거리가 가능한 추진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오늘 공개한 사진을 보면 고체엔진의 직경이 2m 안팎으로 보여 과연 추진력이 140tf까지 나올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이 엔진을 1단으로 하고 2단에 기존 KN-23 등 SRBM의 엔진을 붙이면 사거리 1만㎞ 정도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작년 1월 당 8차 대회에서 제시한 최우선 5대 실천과제인 고체추진제 ICBM 개발에 한걸음 진전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전한대로 대형고체모터가 요구되는 성능을 보주었다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고체추진제 ICBM 시험발사가 가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한 이번에 성공한 고체연료 엔진은 ICBM뿐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위성 운반 로켓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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