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이 “북한이 지속적으로 무기급 핵프로그램 보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르면 내년 방사화학실험실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재처리 시설. 결국 북한이 핵 개발 의지를 드러내며 전술핵 핵탄두 제조에 사용할 새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16일 외교부 기자단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 관련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영변 원자로가 보통 3∼4년 주기로 가동되므로 2023, 2024년에는 가동이 완료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 이후에 방사화학실험실이 작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북한이 새로운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사이클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과거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한 뒤 방사화학실험실에서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했다. 북한이 이 사이클을 다시 돌린다는 건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개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선 “3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필요하다고 결정한다면 IAEA가 대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우리 국민들 우려에 대해선 “투명성을 원칙으로 해서 방류 과정에 대한 모든 필요한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며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해서 방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방류할 물의 샘플을 보내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우려를 가진 주변국이 자체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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