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ICBM 고체연료엔진 시험에
김정은 직함 생략한채 대화 압박
北 어제 동창리서 MRBM 2발 도발
고체연료, 미사일 적용 시험 가능성
북한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스터 김’으로 부르며 대화로 복귀하라고 촉구한 지 하루 만인 18일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사거리 1000∼3000km) 2발을 동해상으로 쏴 올렸다. 과거,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대통령이나 국무장관, 국무부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로 ‘체어맨 김(Chairman Kim·김 위원장)’이라고 부르던 것과 비교해 격하한 표현으로 읽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다”라고 했다. 사흘 전인 15일 이곳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 가능한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한 것과 연계해 이 MRBM에 관련 기술이 적용됐을 가능성도 파악해 보고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 타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기술을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까지 겨냥한 MRBM∼ICBM급 미사일에 적용하기 위해 향후 북한이 엔진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고체연료 탑재한 신형 MRBM 발사했나
북한이 이날 고각(高角) 발사한 MRBM 2발은 500km를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 미사일들이 550km 고도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는데,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됐다면 1000∼2000km 안팎으로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주일 미군기지가 모두 사정권에 들어간다.
동창리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건 액체연료 MRBM인 스커드 개량형을 발사한 2017년 3월이 마지막이었다. 북한은 그간 동창리에 서해위성발사장을 건설해 이곳을 사실상 탄도미사일 엔진 시험장으로 활용할 것임을 공식화해 왔다. 15일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하면서 18일 새 고체연료를 탑재한 신형 MR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다만 비행거리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기존 MRBM인 ‘북극성-2형’을 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지상발사형으로 개량한 ‘북극성-2형’은 MRBM급 이상 탄도미사일 중에선 유일하게 고체연료 기술이 적용됐다.
이날 발사한 MRBM이 신형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은 향후 미사일 개발 ‘종착지’로 평가되는 ‘고체연료 ICBM’ 완성을 위해 기존 액체연료 기반의 탄도미사일에 고체연료 기술을 적용해 시험발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장거리미사일 개발의 핵심 지역인 동창리에 고체엔진 시험장을 신설하고 최근 시험 성공까지 공개한 건 사거리별 모든 탄도미사일에 고체엔진을 탑재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라고 했다.
○ 美 “미스터 김, 대화 제안 수용하라”
북한이 지난달 18일 ‘화성-17형’ ICBM 발사 한 달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동계 군사훈련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최근 안보 환경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16일 일본 정부가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반격능력(적 미사일 기지 타격 능력)을 보유했다고 명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탄도미사일 도발에 앞서 미국은 16일(현지 시간) 북한의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 성공을 두고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칭을 생략한 채 “미스터 김은 역내와 한반도, 우리 동맹과 파트너들, 우리 국가안보 이익에 위협을 가하는 군사적 능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미스터 김과 전제 조건 없이 자리에 앉겠다는 제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