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불참을 선언한 지 9일 만에 복귀를 결정했다.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를 연계하지 말라”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호소에 응한 것. 다만 17일 남은 국조특위 기간 연장 여부에는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과 책임 규명,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라는 국정조사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국정조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국조특위에서 사퇴한 뒤 “예산안 처리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는데 이를 뒤집은 것.
이날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참사 유가족들과 만났다.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조특위 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예산안 심의와 이태원 참사에서 희생된 분들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내일이라도 당장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21일 국조특위의 본격적인 활동인 첫 현장조사부터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국조특위 기간 연장과 관련해서는 재차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여당이 의도적으로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켜 국정조사 기간을 허비한 만큼 반드시 상응하는 기간 연장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압박했다. 지난달 여야는 국조특위 활동 기간을 내년 1월 7일까지로 합의하면서 “본회의 의결을 통해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태원 참사 당시 긴급 출동하던 명지병원 ‘닥터카’에 탑승해 현장 도착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이날 특위 위원에서 사퇴했다. 당시 신 의원이 탔던 차량에는 구강외과 전문의인 신 의원의 남편도 함께 탑승했다. 신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저로 인해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신 의원 대신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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