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투기·헬기 20대 ‘출동’했지만 北 무인기 1대도 못 잡아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27일 10시 42분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북한 무인기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과 경기도 일대 상공에 출현한 26일 우리 군은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자산을 투입해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군은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가운데 1대도 잡지 못해 ‘작전 실패’란 비판도 제기된다.

27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전 10시25분쯤 경기도 김포 전방 MDL 북쪽 상공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이상항적 1개를 최초 발견한 직후부터 그 대응 작전에 나섰다.

이 북한 무인기는 한강 하구 중립수역 상공을 거쳐 김포 애기봉과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사이를 지나 은평구 등 서울 북부 상공까지 진입, 우리 영공을 3시간가량 날다가 다시 MD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또 같은 날 오후엔 다른 북한 무인기 4대가 MDL을 넘어와 인천 강화 일대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군은 총 5시간이 넘는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에 F-15·KF-16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등 공군 전력, 그리고 AH-64 ‘아파치’, AH-1 ‘코브라’ 등 육군 공격헬기를 포함해 20여대의 군용기를 긴급 투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화 교동도 인근 해안 상공을 날던 북한 무인기 1대를 향해 우리 군 헬기가 20㎜ 기관포르 100여발을 발사했지만 격추에 이르진 못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당시 헬기에선 조종사가 북한 무인기를 육안으로 식별해 조준 사격한 게 아니라 레이더에 탐지된 무인기 방향으로 쐈다고 한다.

우리 군은 이번 작전 수행과정에서 ‘북한 무인기가 주택가 등 도심 상공을 날아 격추가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육군과 공군 전력이 다수 투입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떨어지는 북한 무인기 5대를 1대도 잡지 못했단 건 관련 대응체계에 ‘허점’이 있음을 방증해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게다가 이번 작전 과정에선 강원 원주기지에서 출격한 공군 KA-1 경공격기 1대가 이륙 직후 인근 논밭에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와 관련 군 안팎에선 “북한 무인기 식별 후 초동 조치의 적절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인기의 MDL 침범 직후 전방부대가 최단시간 내 조준사격을 했다면 민간 피해 없이 영공 침범을 최소화했을 수 있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난 16일 성재산 OP를 방문해 GOP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합참 제공)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난 16일 성재산 OP를 방문해 GOP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합참 제공)
북한의 이번 무인기 도발은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이 지난 16일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육군 제3보병사단 방공진지를 찾아 무인기 방공태세를 강조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발생했다.

당시 김 의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보듯, 현대전에서 드론·무인기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북한의 무인기 위협도 고도화되고 있다”며 “적 무인기 위협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하고, 적 무인기 도발시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를 놓친 뒤 MDL 인근 및 이북 지역으로 유·무인 정찰기를 투입해 북한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의 ‘상응조치’를 취했다. 우리 군이 정찰기를 북한 지역 상공으로 보낸 사실을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의 군단급 무인 정찰기 ‘송골매’ 2대는 MDL 넘어 북한 지역을 정찰하고 돌아왔고, 유인정찰기 ‘백두’ ‘금강’도 MDL 근처까지 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이 MDL을 넘어 상대편으로 정찰기를 날리는 건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은 물론 2018년 ‘9·19군사합의’ 위반 행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9·19합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북한의 의도대로 우리 군이 움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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