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도발]
軍대응 실패 사과… “대대적 보강”
美, 드론 격추용 레이저무기 배치
이스라엘 등은 ‘자폭드론’ 개발
군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남하한 북한 무인기(드론) 대응 작전 실패를 사과하면서 탐지·타격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겠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과 2017년 북한 무인기에 각각 청와대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뚫린 뒤 군은 저고도 레이더 도입, 신형 차륜형 대공포 개발, 전파 교란 무기체계 개발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5년 만의 북한 무인기 도발에 또다시 작전적 한계를 노출한 격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대응 무기의 조기 전력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전력 강화를 위해 드론 부대를 조기에 창설하여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해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드론 부대는 과학기술 발전 추세와 전쟁 양상 등을 반영해 육군의 기존 ‘드론봇(드론+로봇) 전투단’ 수준을 넘어 전략·작전적 차원에서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합참은 밝혔다. 스텔스 무인기는 방위사업청이 올 3월 독자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강 본부장은 “비물리적으로 전파 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도 했다. 2026년 초로 예정된 전파방해 장비(재머·jammer)의 개발 완료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장비는 비행 중인 무인기에 교란 전파를 쏴 제어 불능 상태로 만들어 추락시키거나 강제 착륙시킬 수 있다.
북한 무인기의 연이은 대남 침투로 안보 불안이 가중되면서 각국의 무인기 대응 전력 실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등에선 드론 요격용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대공포로 무인기를 조준 사격하면 아군이나 민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26일 북한 무인기의 서울 침투 당시 우리 군이 격파를 위한 조준 사격을 하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레이저 무기는 고출력의 레이저빔을 드론의 추진장치에 쏴 격추시킬 수 있다. 미 해군은 드론 격추용 레이저 무기를 함정에 실전 배치했고 미 육군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레이저 무기를 장착해 실전 운용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도 2017년부터 2∼3km 밖의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미국, 이스라엘 등에선 ‘자폭 드론’도 개발했다. 미 레이시언사가 개발한 ‘코요테2’는 차량·지상 발사관에서 발사된 뒤 적 무인기를 추적 식별해 직접 타격 또는 근접 폭파 방식으로 격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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