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간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군의 작전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특히 군 최고 지휘관인 김승겸 합참의장(육군 대장)이 16일 육군 최전방 경계부대(GOP) 등을 찾아 북한 무인기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강조했음에도 정작 실전에서 무력하기만 했다는 성토가 많다.
당시 김 의장은 방공진지를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방공작전 태세를 점검했다. 그는 “현대전에서 드론과 무인기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고, 북한 무인기 위협도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적 무인기 위협을 철저히 분석하고, 도발하면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열흘 만에 북 무인기들이 교란작전을 벌이며 서울까지 남하했지만 군은 5시간 동안 추격전 끝에 단 1대도 격추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군은 27일에도 북한 무인기가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여서 탐지·타격이 제한됐고, 민간 피해를 고려해 격파사격을 하지 못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일각에선 군이 작전 부담 때문에 상부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현장 지휘관과 합참의 작전 직위자 등이 격파사격의 ‘리스크’를 감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상부에서 사태 초기부터 확실하게 격파지침을 내렸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2014년과 2017년에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 장착된 일제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에선 청와대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등을 선명히 촬영한 사진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서울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남 위협과 비방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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