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尹대통령 ‘확전 각오’ 지시는 도발 억제하란 뜻”

이종섭 국방부 장관. 2022.12.28/뉴스1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6일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과 관련, ‘확전’을 각오하고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각오를 하고 정찰기를 북한에 보내란 명령이 있었던 게 사실이냐’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이 장관은 “‘확전 각오’란 표현엔 ‘전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게 아니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도발을 억제하도록 하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앞서 우리 군은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 ‘상응조치’ 차원에서 유·무인 정찰자산을 군사분계선(MDL) 근접 및 이북지역에 투입해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토록 하는 등의 정찰·작전활동을 실시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으로부터 북한 무인기 침범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확전을 각오하고라도 군사행위를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이 북한의 도발에 따라 정찰자산을 북측 지역으로 보낸 사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기념비적 사건”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휴전 이후 북한의 도발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창을 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앞으론 (북한) 무인기에 좀 더 공세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날개 길이) 6m급 이상 정도의 무인기는 우리가 자동으로 요격하거나 육안으로 보고 직접 조준해 격추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상당한 수준으로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이번에 날려보낸 무인기는 2m 이하 크기였다며 “3m 이하 소형 무인기는 사실상 최적화된 대응체계와 훈련이 미흡하다. 이 분야 능력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운용개념을 발전시키며 훈련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26일 오전 10시25분쯤부터 북한 무인기 1대의 영공 침범 상황을 포착했고, 이후 다른 4대도 우리 군 레이더에 순차적으로 포착됐다. 이 장관은 이 같은 사실을 당일 낮 12시10분쯤 처음 보고 받았고, 김승겸 합동참모의장과 함께 상황을 평가한 뒤 12시12분쯤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보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