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상응 조치’ 맞대응 지시
軍, 매뉴얼 따라 ‘송골매’ 올려보내
軍, 새떼 이어 풍선에 또 전투기 출격
부실 대응 비판 일자 공세적 대응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북한의 1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28일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첫 번째 1대가 내려왔을 때 대통령이 ‘우리도 무인기를 갖고 있는데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라는 지시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군은 대응 매뉴얼 등을 검토해 군단급 무인 정찰기인 ‘송골매(RQ-101)’ 2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북까지 올려 보냈다.
정부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북한군이 미사일 연쇄도발 등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수시로 위반한 데 이어 무인기까지 우리 영공에 침투시킨 것에 강한 분노를 표했다”며 “우리 군이 갖고 있는 상응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맞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기 위한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군 통수권자로서 단호한 대처 의지를 북한 지휘부에 경고했다는 얘기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국가안보실장이 수시로 받았고, 필요시 국방부 장관을 통해 합참에도 전달이 되는 긴박한 상황이 실시간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은 29일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한다. 다양한 도발 양상을 상정해 합참 차원에서 통합된 탐지·타격 작전 태세를 점검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할 계획이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28일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정을 소개하며 “드론과 미사일을 포함한 비행 물체에 대한 감시, 정찰, 요격 시스템, 그리고 공격용 미사일 개발 상황을 종합 점검하고 보고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27일 새 떼에 이어 28일에는 풍선을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소동을 빚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부지역 상공에서 미상 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돼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했지만 풍선으로 판명 났다.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간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의 질타와 정치권의 부실 대응 비판이 이어지자 군이 미상 항적을 발견 하는 즉시 공세적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과 경기 고양, 서울 일부 지역에선 이날 새벽에 전투기 굉음에 놀랐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굉음이 들려서 온 가족을 깨웠다’, ‘이 시간에 전투기가 날아다닌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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