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146번 버스서 계묘년 첫 일정…“소시민이 한국 지탱하는 힘”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계묘년(癸卯年) 첫 일정으로 서울 상계동에서 4시5분 출발하는 146번 시내버스 첫 차를 탔다.

한 총리는 146번 버스의 첫 차 출발 시간을 당기겠다고 승객들에 약속하고 “대한민국은 이렇게 근면성실한 소시민들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146번은 상계동∼강남역 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다. 서울 시내 373개 버스 노선 가운데 유일하게 첫차가 3대 동시에 출발하는 버스로 새벽 시간 이용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한 총리는 146번 버스 첫 차에 올라 승객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한 총리는 일정을 마친 뒤 “상계에서 강남을 운행하는 이 버스는 청소나 경비 일을 하시는 새벽 노동자들의 출근 버스로 애용된다”며 “(새벽 버스에서는) 십 년 넘도록 타신 분들이 많아 서로 익숙하게 안부를 묻고 챙겼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승객들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여쭤보니 ‘4시5분 첫 차도 늦어요. 첫 차 시간이 10분쯤 당겨졌으면 좋겠다’ ‘한두 사람 얘기가 아니라, 여기 타는 사람들 소원이에요’ 하셨다”고 말했다.

사무직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청소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시간에 맞추기 위해 강남역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뛰어야 한다는 사연들이다. 심야버스를 타도 되지만 교통비가 비싼데다 정류장이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까지는 택시를 타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게 승객들의 목소리다.

한 총리는 “안 그래도 이 버스의 첫 차 시간 조정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제 오세훈 서울시장과 논의를 한 터였다”면서 “서울시에서도 노사와 협의를 거쳐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승객들에 설명했다.

오 시장은 한 총리의 뜻에 공감해 146번 버스 첫 차 시간을 현행 4시5분에서 3시50분으로 15분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을 알리자 승객들은 “새해부터 운이 좋네”하며 소녀처럼 기뻐했다고 한 총리는 전했다.

그는 일정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새벽 4시에 출근하시면서도 일터가 있어 행복하다 하시던 아주머니의 말씀이 귓가를 맴돈다”며 “마음이 뭉클해진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근면 성실한 소시민들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고 썼다.

이날 한 총리와 함께 146번 버스에 탄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첫 차 시간을 당기기 위해 노사 협의와 운전기사 채용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고위급 관계자는 “이 과정을 거쳐 이달 중에는 첫 차 시간이 3시50분으로 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