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돈 봉투’ 발언을 조롱하자 “정치인이 뇌물 받는 것과 공당이 공개적으로 뇌물범죄를 비호하는 것, 어느 것도 웃기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가 김남국, 김성환 이런 의원님들과 뇌물 역할극 같은 거 한 거 말하는 거냐”고 답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달 28일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린다. 김성환 의원이 김남국 의원에게 돈 봉투 전달하는 소리 같은데”라며 한 장관의 발언을 조롱했다. 김성환 의원은 종이를 구기면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이 대표는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 지도부의 조롱에 “제가 유머를 참 좋아하는데 이게 웃긴가. 국민들이 이것을 보고 정말 웃으셨겠냐”며 “먼 옛날이야기나 먼 나라 이야기면 웃을 수 있겠지만 2023년 우리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에 하나도 웃기지 않다. 그냥 괴이할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한 장관의 미운 7살 어린아이 같은 오기가 더욱 (부결) 표를 결집하게 했다. 땡큐 한동훈”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공당이 뇌물범죄를 비호하는 걸 고마워할 만한 국민이 계실까.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고 대리한다고 하는데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자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달 임시회를 계속 열 것이란 전망에는 “공당이 설마 뇌물범죄에 불체포특권을 (유지)하려고 그렇게까지 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장관은 야권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추진을 시사하며 검찰의 수사 불균형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선 “전혀 상관없는 사건”이라며 “그 사안(김 여사 관련 수사)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돼 왔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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