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8 전당대회에 대한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행보를 두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 적었다.
‘골대를 들어 옮긴다’는 표현은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을 ‘7 대 3’(당원 투표 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당원투표 100%’로 변경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는 발언은 최근 대통령실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두고 한 비유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지난 5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저출생 대책으로 ‘대출 탕감’ 발언을 내놓자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고, 이는 나 부위원장이 이른바 ‘윤심’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친윤계 인사들도 연일 나 부위원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정부에 반(反)해 나의 길을 가겠다, 이게 전의 유승민의 길이 아닌가.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면서 자기주장을 한다는 건 이준석 (전) 대표 사례도 봤었다”고 했다.
박수영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부위원장의 직은 대통령실이 제안한 자리가 아니라, 나 부위원장 본인이 희망한 자리로 알려져 있다. 자리를 받아놓고 석 달도 채 안 되어 이걸 던지고 당 대표 선거에 나오겠다는 것은 스스로 공직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걸 자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친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나 부위원장을 향해 “정부직을 맡으면서 당 대표를 한다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지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