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 12명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풍자한 그림들을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하려다 철거당한 것을 두고 정치권 내 후폭풍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국회 본연의 임무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고, 국민의힘은 해당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할 것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10일 오전 SBS라디오에서 “기본적으로 국회는 거리, 광장의 갈등을 가져와 대화와 타협으로 용광로처럼 녹여내는 곳”이라며 “그런데 이 (전시) 행위는 역지사지해 보면 국회에서 갈등을 분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인 조 의원은 “이 전시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걸 비난하고 풍자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들었는데, 이게 만약 실제 전시가 됐다면 오늘 예정된 특위의 전문가 공청회도 진행이 안 됐을 것”이라며 “과연 이런 전시회를 피해자 유족들이 원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과잉 충성 때문에 모르고 넘어갈 걸 온 국민이 다 알게 됐다”며 “그냥 그대로 놔뒀으면 논란이나 소란 없이 어떤 그림이 전시가 됐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국회사무처의 철거 결정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처럼회’ 소속이나 이번 전시회 주관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이번 논란이 2017년 표창원 전 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를 열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그린 작품을 내걸었다가 논란을 일으켰던 점을 그대로 되풀이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당시 표 전 의원은 민주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직 자격정지 6개월 징계처분을 받았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술 작품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지만 저질 정치 포스터이고, 인격 모독과 비방으로 가득차 있다”며 “강제 철거는 당연하고 제대로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7년 표 전 의원이 유사한 일로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을 받았다”며 “12명의 의원을 심판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