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에게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11 뉴스1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두고 옥신각신했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대치 국면이 일단 소강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나 부위원장은 여전히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그동안 나 부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오던 대통령실은 11일 사의를 표명한 나 부위원장에 대해 “인사권자가 특별한 말씀이 없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중앙일보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빌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사의를 수용할 뜻이 전혀 없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까지만 해도 나 부위원장의 해촉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 대통령실이 돌연 기조를 바꾼 것은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이 개입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사의 수용 ‘거부’로 일단 나 부위원장을 붙잡아 두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나 부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 자체가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은 최근 나 부위원장에게 연락해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진정성을 가진 몇몇 분이 나 부위원장에게 전화했다”며 “서로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 함께 가야하지 않냐”고 했다.
친윤계 조수진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나 부위원장에 대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는 없다. 무리수를 감안하고 나오는 경우에는 잃는 것도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나 부위원장이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는 불출마 종용을 수용할 것이냐는 점이다.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 갈등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어 불출마를 선택하는 것 역시 쉽지는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30.7%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대통령실과 첫 충돌이 있은 5일 이후 실시된 첫 여론조사로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p.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안철수 의원. 공동취재 2022.1.11 뉴스1
나 부위원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뉴스1에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전당대회에 100% 출마할 것이고 봤다”며 “지금은 불출마 가능성도 생겼지만 출마의 가능성이 조금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인이 이렇게 지지율이 높게 올라와 있을 때 드롭한다는 것도 사실 어려운 일”이라며 “나 부위원장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수동적 출마 동의만 받아도 되니까 며칠 동안 대통령과 접촉하려 하지 않겠냐. 지금은 고뇌에 찬 결단의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나 부위원장의 출마 핵심은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외치고 있지만 순식간에 반윤계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
나 부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동작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했다. 그는 ‘출마하면 반윤으로 찍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찍힌다고 찍혀지나”라고 답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데, 경선에 나와서 대통령 신뢰 관계가 끝까지(3.8일 전당대회까지) 회복이 안 되면 지지율은 물거품으로 빠질 수가 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은 사실 윤 대통령의 지지자”라며 “그렇기 때문에 나 전 의원이 결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3월8일 전까지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느냐다. 출마했을 때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으면 무조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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