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저는 ‘제2의 진박 감별사’가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랍니다.”(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촉발된 나 전 의원과 친윤(친윤석열) 진영 간 충돌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도 되지 않아 ‘이준석 내홍’을 겪은 여당에서 또다시 거센 내부 파열음이 일고 있는 것.
○ 尹 아닌 ‘윤핵관’ 연일 겨냥하는 羅
나 전 의원은 주말 동안 친윤 핵심인 장 의원과 페이스북을 통한 난타전을 벌였다. 14일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얄팍한 지지율과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 낭인들에게 둘러싸여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다”고 썼다.
이에 나 전 의원은 15일 “혹자는 ‘거래’ ‘자기 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다”라고 응수했다. 또 ‘제2의 진박 감별사’를 언급하며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도 했다. 진박, 친박 갈등으로 인한 2016년 총선 패배를 언급한 것.
그러자 장 의원은 또 글을 올려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며 유승민 전 의원을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감행할 경우 유 전 의원처럼 반윤(반윤석열)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경고다. 한 친윤 의원도 통화에서 “‘나경원의 정치’는 이제 끝났다”며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면서 친윤 진영을 향한 공세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나 전 의원이 출마로 기울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나 전 의원 측은 주말 사이 공보 활동을 위한 단체대화방을 개설했고 “공개 활동을 재개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출마 선언을 하더라도 시점은 윤 대통령 순방 기간을 가급적 피하겠다는 분위기다.
공세 대상을 친윤으로 좁히는 건 다른 당권 주자들도 비슷하다. 윤상현 의원은 최근 김기현 의원과 장 의원 간 연대를 두고 “윤심(尹心) 연대가 아닌 장심(張心) 연대 같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고 말했다. 한 여권 인사는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과 함께한다는 점을 강하게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권 주자들이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 여론조사 두고도 당권 주자들 신경전
당권 주자들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이란 매체 의뢰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해당 조사에서 김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차기 당 대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 측은 “조사 의뢰 매체가 선거기획사 주소와 연락처가 동일하다”며 “‘여론 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트리뷴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이 매체와 한 선거기획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건물 중 한 곳을 나란히 주소로 쓰고 있다. 안 의원도 “문제점은 나 전 의원 측에서 이미 밝혔다”며 “1%에서 3% 정도 응답률이 나오는 조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이 조사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당직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은 선거 여론조사로 보지 않으므로 사전 신고 및 (여심위) 홈페이지 등록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당심과 민심이 잘 반영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걸리 회동을 갖고 외연 확장에 나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