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日사죄, DJ-오부치 선언 계승’ 추진… 尹 내달 방일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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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해법 올봄까지 발표 방침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의 최종 해법이 올해 봄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르면 2월경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추진하는 데는 한일 간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혀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가 1998년 나온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의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계승하는 의지를 밝히도록 하는 데 협상의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르면 2월경 尹 대통령 방일할 수도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2월이나 3월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정부가 피해자들을 초청해 연 토론회에서 정부 산하 재단이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공식화한 만큼 2월까지 한일 공동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한일 공동 해법이 마련되면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해 한일 관계 정상화를 천명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16일 한일 간 국장급 협의를 위해 15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도 이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과 발표 일정 등을 다각도로 조율하기 위한 행보다. 서 국장은 토론회 내용과 함께 피해자들의 반발과 국내 여론들을 충분히 설명한 뒤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이 내놓을 ‘성의 있는 호응 조치’의 최대 쟁점은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전범기업의 재단 기금 참여다. 정부는 전범기업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한일 관계 발전에 공감하는 일본 대기업들이 배상금 지급을 위한 기금 조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관련해서는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받아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른 입장들보다 이 선언에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렬한 반성과 포괄적인 책임, 양국 관계에 대한 행동계획들이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피해자들의 배상금 지급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도 큰 산을 하나 넘었다. 13일 피해자 유족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와 자문위원회 연석회의에서 특별·자문위원 38명 전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혜택을 입은 포스코가 재단에 낼 예정인 40억 원을 대법원 재판 승소 판정을 받아낸 피해자 14명에게 우선 지급하는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초 일부 위원들은 재단 조성 기금을 승소 판정을 얻는 피해자에게 우선 지급하는 데 반대했다.
○ 日 ‘구상권 포기’ 조건 제시에 우려도
일본도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13일 “되도록 신속하게 (양국) 현안을 해결해서 한일 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려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북한에 가까웠던 모습이 두드러진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라면 한미일 협력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기시다 총리가 주변에 ‘윤 대통령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국의 의지와는 별개로 걸림돌도 적지 않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전범기업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되면 일본 기업들의 재단 기부를 용인하겠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구상권 청구 포기’라는 조건을 단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징용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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