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한국인 2명을 포함해 72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15일(현지 시간)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최소 6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한국인 남성 2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지 대사관 직원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한국인 탑승자는 육군 상사인 유모 씨(45)와 아들(14)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이날 오전 10시 반경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포카라 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에서 약 1.5km 떨어진 협곡 근처에서 추락했다.
네팔機 탑승 한국인 2명은 육군 상사 아버지와 14세 아들
한국인 2명 탄 항공기 추락
“포카라로 트레킹 가던 중 사고”
이날 네팔 항공당국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72명이 탑승했다”며 “현재까지 6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네팔 항공청이 공개한 사망자 명단에는 둘 다 성이 유 씨인 한국인 남성 2명이 포함돼 있다.
네팔 현지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이 한국에서 카트만두로 들어온 후 트레킹을 위해 포카라로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며 “아버지 시신은 수습했지만 아들 시신은 아직 못 찾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탑승객 중 외국인은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인도인 5명, 러시아인 4명 등 15명이다. 어린이도 6명 타고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좌우로 흔들리며 공항 쪽으로 접근해 오다 갑자기 급강하했고, 폭발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예티항공 대변인은 “추락 시점은 착륙 예정 시각으로부터 10∼20초 전”이라고 밝혔다. 가우라브 구룽 씨는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한 후 공중에서 격렬하게 흔들렸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사고 항공기가 주거지역 위로 불안정하게 저고도 비행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주민 아룬 타무 씨는 로이터통신에 “비행기가 추락과 동시에 두 동강이 났다. 절반은 산비탈에 있고 나머지 절반은 세티강의 협곡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추락한 여객기인 ATR72기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회사인 ATR가 생산한 쌍발 프로펠러를 장착한 기종으로, 제작된 지 15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해발 8000m급 고봉 8곳이 있는 네팔에서는 항공기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특히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등 고봉에서 불과 수십 km 떨어진 고지대여서 항공기가 여러 산 사이로 곡예하듯 비행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1992년 카트만두에 접근하던 파키스탄항공의 에어버스 A300기가 추락해 탑승자 167명 전원이 사망한 이후 네팔에서 일어난 최악의 여객기 추락 참사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에도 네팔 타라에어 소속 소형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22명 전원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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