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021년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갔음에도 ‘대장동 일당’은 “이재명 캠프가 힘을 써준다”며 자신있다는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11월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이재명 캠프에서 힘을 써준다고 하니 너무 걱정 말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유 전 본부장이 2021년 5월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화천대유의 자금 흐름을 살펴본다는 정보를 듣고 전화해 걱정을 털어놓자 정 회계사가 이렇게 말하며 그를 안심시킨 것이다. 수년 동안 유착관계를 맺어온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경찰은 같은 해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에서 80억 원대의 수상한 자금이 나온 사실을 포착했으며 횡령 및 배임이 의심된다는 통보를 받고 내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경찰에 통보가 이뤄지기 약 한 달 전 FIU의 수상한 자금 흐름 포착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당시 제주도에 머물고 있던 남욱 변호사를 불러내 3∼4시간 대책회의를 하며 수사를 대비했다고 한다.
검찰은 화천대유에서 나온 80억 원이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정관계 로비 등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일명 ‘정영학 녹취록’에는 2020년 3월 김 씨가 “막말로 돈이 나한테 왔어도 내가 누구한테 전달했다는 얘기를 한마디도 안 할 텐데 나를 뭘로 처벌할 거야”라며 “그냥 노름했다고 하면 끝”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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