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 자리를 해임한 대통령의 결정을 과도하게 자의적으로, 본인에게 편리하게 (해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책임 있는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던 분답게 책임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전날 초선 의원 48인이 성명서를 내고 나 전 의원을 향해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김대기 비서실장이 밝힌 입장 등을 잘 유념해서 나 전 의원이 어떤 언행을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과의 이른바 ‘김장연대’를 두고는 “제가 ‘김장철은 다 지났다’고 했더니 ‘김장연대가 폐기 됐나’는 곡해한 기사가 나왔다”며 “장 의원은 자질이 훌륭하고 정무적 판단력이나 당내 영향력이 뛰어난 분이라 같이 가야 할 우리의 동지지, 배제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차기 당 대표가 가지게 될 공천권과 관련해 조경태 의원이 ‘100% 국민 참여 경선제’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후보를 뽑는데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뽑는다는 것은 역선택을 오히려 더 조장하겠다는 것이라 바람직하지 않다. 상향식 공천을 기본 원칙과 골격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기후대사 직에서 해임한 것을 두고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감쌌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린 결정일 것이다. 그래서 저는 그 뜻을 존중한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 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친윤 세력을 비판했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서 공적 의사결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 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