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재선·사진)이 1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월 5일 치러지는 전북 전주을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전주을 재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실시된다. 비례대표인 그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출마 선언 뒤 동아일보 통화에서 “내가 호남에 도전한지도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미완성이고 초라하다”면서 “그럼에도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도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 선언에서 ‘전북이 중앙정부와의 소통 장구가 초라하다’고 지적했는데….
“민주당이 전북 국회의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6월 치러진) 제8기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시·도의원, 시장, 군수 중 단 한 명도 선출직을 만들지 못했다. 중앙정부와의 통로가 없어도 너무 없다. 나도 비례대표라 당 전북도당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했을 뿐이지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의무는 없다. 지역 발전을 위해선 중앙 정부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 창구의 역할을 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호남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일이 쉬운 선택은 아닐 텐데….
“나는 정치인에게 무엇보다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신념을 갖고 이미 10여년 전에 전주에 갔다. 지역 장벽을 깨는 것이야 말로 정치인으로서 내가 삼는 최고의 가치고, 정치적 유불리는 그 다음의 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북도지사에 출마했으나 18%를 얻어 2위로 낙선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주 완산을(현 전주을)에 나와 35%를 얻으며 2위로 또 고배를 들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전주을에 다시 도전해 37%를 얻어 비로소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호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황무지를 개간해서 옥토를 만들려면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농사 지을 때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씨앗 뿌리고 가꾸어야 수확이란 결과를 얻듯 당도 장기적으로 진정성 있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호남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나도 호남에 도전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솔직히 아직도 미완성이고 초라하다. 앞으로 10년을 더 보고 있다.
4월 재선거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해서 전북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지역주의의 벽을 깨기 위해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인 개인과 당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언급한 중대선거구제나 석패율제 등 선거 제도의 개선이 병행돼야 지역 장벽을 깰 수 있다. 현행 소선구제에서는 지역주의 극복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민주당이 전주을 무공천을 결정하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밝힌 후보들이 있는데.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재선거가 치러지고, 당이 무공천을 결정했다면 민주당 당적 가진 분들은 책임을 지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진정성이 있지 않겠나. 당의 무공천 결정에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출마해서 당선되면 다시 당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건 전주 시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것이다. 동네 반장 선거도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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