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12시간 30분 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 53분경 검찰 청사를 나왔다. 이 대표는 기다리던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한다는 느낌”이란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기자들이 재차 질문하자 “막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선 “오전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할 때는 준비해 온 원고를 2분 40초가량 읽었다. 입장문 낭독 전 취재진이 마이크를 가슴 높이에 대며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하자 한 기자 얼굴을 바라보며 “왜 떨어요?”라고도 했다. 기자가 “추워서”라고 답하자 이 대표는 웃으면서 “추워서”라고 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오늘 이곳은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법치주의와 헌정 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라며 “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읽은 A4 한 장 분량의 입장문 곳곳에는 펜으로 줄을 긋고 문장을 수정하는 등 직전까지 고친 흔적으로 가득했다. 이 대표는 ‘오늘을 기억해 달라’를 ‘오늘 이 현장을 기억해달라’로, ‘검찰 독재권력’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으로 고쳤다.
이 대표가 발표한 입장문은 지난 10일 성남지청 출석 당시 A4용지 8장 분량의 입장문을 11분 가량 읽은 것과 비교하면 분량은 줄었지만 수위는 더 높았다.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란 표현은 두 차례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선 이 대표 지지자들의 집회와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양측은 출석 2시간 전인 오전 8시 반부터 서울중앙지검 앞 왕복 9차선 도로를 각각 2차선씩 차지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오전 10시 19분경 이 대표가 집회 장소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울먹이며 “이 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반대 편에선 “이재명 구속하라”는 고함이 이어졌다. 이날 경찰 추산으로 이 대표 지지자 집회에는 1500여 명, 보수단체 집회에는 200여 명 참석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조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신경전을 벌였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