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21명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 출범…소선거구제 개편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0일 18시 26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 참석해 김진표 국회의장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1.30.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 참석해 김진표 국회의장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1.30. 뉴시스
여야 국회의원 121명이 현행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내년 4월 총선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나섰다. 전체 국회의원(299명) 중 40.5%가 참여한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은 30일 출범을 선언하고 중대선구제 도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국회 수장인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김 의장은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인 4월 10일 전에 여야 합의안을 도출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지역별 이견 등 난관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 與野 121명 “국정 난맥은 소선거구제 때문”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은 이날 출범선언문에서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국회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만 안기고 있다”며 “국민들이 투표한 정당의 득표율과 국회 내 의석수가 턱없이 괴리돼 국민의 뜻이 국회에 제대로 닿지 않으니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국정은 더욱 혼란에 빠진다”고 자성했다.

이어 “이런 난맥은 국민들의 투표 절반 가까이 사표(死票)로 만들어버리는 소선거구제도에서 대부분 비롯된다”며 “사표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표심(票心)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0년 총선 당시 유효투표 2874만1408표 중 43.7%(1256만7532표)가 사표 처리되는 등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개혁 대상으로 못 박은 것.

이번 모임은 현행 소선거구제로 당선된 여야 의원 121명이 스스로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인정하고 개혁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16대 국회였던 2001년 12월 여야 의원 23명이 ‘정치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을 꾸린 적 있지만 이번처럼 100명이 넘는 여야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건 처음이다.

모임에는 국민의힘 41명, 민주당 69명, 정의당 6명, 무소속 등 기타정당 5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의원이 44명으로 가장 많았다. 모임의 공동대표는 각 당의 중진인 국민의힘 이종배, 민주당 정성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맡았다.
● “법정 시한까지 69일, 결론 어려워” 회의론도
김 의장은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 전 선거구제 개편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2월 중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복수의 개정안을 제시하면 3월 매주 2회 이상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열어 3월 말까지 여야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것. 김 의장은 “지금 개혁하지 못하면 저를 포함해 모두 한국 정치사의 큰 죄인이 될 것”이라며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했다.

이처럼 선거제도 개편의 적용 대상인 의원들이 나서고, 김 의장까지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촉박한 시한 등으로 합의안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당장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부터 정당별은 물론 지역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69일 뒤인 4월 10일까지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여아는 그간 소선거구제를 유지한 상태에서도 법정 시한을 훌쩍 넘겨 총선 직전에서야 지역구 등을 확정했다.

여기에 여야 지도부가 아직까지 선거제도 개편을 제1과제로 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국민의힘은 3월 8일 전당대회가 끝나야 비로소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에 당 지도부가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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