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배우 이병헌이 맡아 화제를 모은 ‘유진 초이’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황기환 애국지사(1884~1923)의 유해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황 지사 순국 100주년을 전후해 고인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황 지사는 1923년 4월 17일 심장병을 앓다 순국한 이후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 안장돼왔다.
보훈처는 2013년부터 황 지사의 유해 봉환을 추진해왔지만 올리벳 묘지 측이 황 지사의 유족이 없어 유해 파묘에 법원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난항을 겪었다. 2019년과 2022년에는 미국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족을 확인할 자료가 없어 법원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순국 100주년인 올해 묘지 측과 파묘 합의를 이뤄낸 것. 보훈처는 “유해 봉환반 파견을 비롯한 미국 현지 추모행사 등 본격적인 유해 봉환 준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지사의 묘소는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가 2008년 발견하면서 순국 85년이 지나서야 알려진 바 있다.
황 지사는 미국 유학 중이던 1917년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에 참전했다. 1919년에는 프랑스로 가 파리 평화회의에 한국의 독립 의지를 밝히기 위해 파견된 김규식 선생 등 한국 대표단을 도운 것을 계기로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921년부터는 임시정부 외교부 런던 주재 외교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일제의 실체를 알리는 등 조국 독립을 위한 활동에 앞장섰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정부는 황 지사가 고국과 우리 국민 품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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