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는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안철수 의원을 맹폭한 가운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안 의원을 불신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팔고 다니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안 의원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말도 나왔다. 안 의원은 “그런 말을 하는 스태프를 윤 대통령이 잘라야 한다”며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대권 주자는 당 대표를 하면 안 된다는 대통령 의중엔 변함이 없음에도 안 의원은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우고 있다”며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를 자처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식사정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윤 대통령이 취임 뒤 안 의원과 한 번도 오·만찬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식사 자리에서 안 의원에 대해 좋게 얘기한 적이 없다”며 “인수위원회 당시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안 의원에게 과학기술부총리를 제안한 뒤 거절당하자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제안했다. 그런데 안 의원이 그때마다 일주일 뒤에야 안 하겠다는 답을 하는 등 윤 대통령 스타일과 매우 안 맞았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채널A’에 출연해 대통령실에서 나온 얘기에 대해 “대통령께서 직접 말씀하셨으면 모르겠는데 주위에서 ‘이렇다 저렇다’ 저는 절대로 믿지 않는다”며 “저를 못 믿는다면 이 정부 존립 근거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런 스태프가 있다면 저는 대통령께서 잘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을 둘러싼 ‘윤심’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에서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는 친윤 진영과 안 의원 간 공방이 거세지면서 대통령실은 더더욱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인상을 줄 수 있는 언행들을 삼가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 참모들은 “안철수 의원은 윤심 후보의 자격이 없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이 김기현 의원을 앞서는 결과가 이어지자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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