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나 전 의원 지지층의 표를 받겠다는 의도다.
김 의원은 5일 오후 나 전 의원이 강원 강릉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나 전 의원을 만나기 위해 강릉을 찾았다. 앞서 3일 서울 용산구 나 전 의원 자택을 방문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찾은 것.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을 만나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하자”며 연대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초선 의원 9명도 6일 나 전 의원의 서울 동작구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양해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박성민 의원은 “나 전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 뒤 두문불출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며 “엄중한 시기에 나오셔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함께 나눠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을 ‘반윤(반윤석열) 우두머리’라고 비판했던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 전 의원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 손잡고 가면 좋겠다”고 했다.
친윤 진영과 김 의원이 연일 나 전 의원을 설득하는 건 김 의원이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을 끌어와야 확실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이런 행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반윤 딱지를 붙이고, 초선 의원 50명이 연판장을 돌리고, 정책 사기를 친다고 나 전 의원을 몰았던 게 김 의원”이라며 “저는 낯짝이 있다면 그렇게 못 갈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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