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한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야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엔진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신형 ICBM을 공개한 것은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괴물 ICBM’인 화성-17형 공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심야 열병식 마지막에 신형 ICBM 4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앞에서 화성-17형 11기가 이동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신형 ICBM은 대형발사관(캐니스터)에 장착된 형태여서 외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 참관 하에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한 고체연료 엔진 ICBM일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9축(바퀴 총 18개)짜리 TEL에 실린 점에서 최대 사거리 1만5000km인 화성-17형(11축)보다 덩치는 작지만 미 본토를 타격할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장거리순항미사일 행렬에 대해 ‘전술핵 운용부대 종대’라고 밝혔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술핵 운용부대’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전술핵 운용부대’에 실전배치된 순항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를 지휘한데 이어 대남 핵 공격태세가 완비됐음을 과시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해 ‘백두혈통 4대’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북한은 김주애가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며 “사랑하는”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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