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9시반 출석 요구에 李 11시 고수
첫 조사때 낸 서면진술로 갈음할듯
의원들엔 “절대 나오지 말라” 당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관련 두 번째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검찰과 출석 시간을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갔다. 검찰은 “10일 오전 9시 반에 출석하라”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 측은 “당 회의가 끝나는 오전 11시 무렵 출석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9일 “당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는 검찰도 알 수 있는 정기 일정인 데다 대표로서 빠질 수도 없는 일정”이라면서 “더 이른 시간에 조사해야 할 중요한 사유가 있다면 시간 여유가 있는 주말에 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공무원들도 주말에 쉬어야 한다’며 평일 출석을 강요하는데, 공무원들이 주말에 출근하고 평일에 대체휴무를 쓰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검찰이 괜한 분란으로 키우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들어가기 전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낼 예정이다. 검찰 조사 땐 서면진술서를 추가로 제출하지는 않고, 지난달 28일 토요일 첫 번째 조사 때 낸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는 방식으로 방어권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당 지도부에 거듭 ‘나 홀로 출석’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날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지목하며 “절대 나오지 말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한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의 뜻이 너무 강경해 조사에 동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추가 출석 조사를 앞두고 9일 막바지 질문지 점검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부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A4용지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에는 150여 쪽의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이를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검찰은 10일 조사에서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배임, 부패방지법,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와 428억 원의 뇌물약속(부정처사후 수뢰) 혐의에 대한 조사를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이 대표가 사업 전반을 보고 받고, 승인·결재한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민간과의 유착에 의한 뇌물 특혜 제공 혐의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며 “결재 라인에 있었던 최측근(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기소된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책임 있는 구체적인 답변을 해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