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진 가운데, 북한이 ‘주애’라는 동명인들에게 개명을 강요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북한 당국이 김정은 딸 김주애의 우상화에 나선 가운데,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전날 RFA에 “어제(8일) 정주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과에 등록된 여성들을 안전부로 불러내어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사는 인민반에도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12살 여자애가 있었는데, 안전부 주민등록과에서는 여자애 부모를 안전부로 호출해 딸의 이름을 바꾸고 출생증 교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주애’라는 이름을 전부 조사하고 개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최고 존엄의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선전되고 있는 딸의 이름이 ‘주애’이기 때문에 동명인을 없애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왔다고 안전부 간부가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평안남도의 소식통도 RFA에 “어제 평성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여성들은 일주일 이내로 이름을 바꾸라는 중앙의 내적 지시를 각 인민반장을 통해 포치했다” 며 “일반 주민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누가 최고 존엄의 딸 이름이 ‘주애’인 줄 알고 자기 딸의 이름을 ‘주애’라고 지었겠냐며 개명을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볼멘소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RFA는 “북한 당국은 김일성 시대에는 ‘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김정일 시대에도 ‘정일’이라는 이름을 강제로 바꾸도록 했다”며 “김정은 시대가 출범하자 ‘정은’이라는 동명인도 모두 없애고 수령 신격화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에서는 ‘일성, 정일, 정은, 설주’ 네 개의 이름을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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