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檢 금명 영장청구’ 기류 속에
이원욱-전해철-김종민 등 만나
“요즘도 문자폭탄 시달리나” 물어
민주, 李영장땐 2차 장외투쟁 검토
“당 대표가 만나자는데 안 만날 수도 없고….”
더불어민주당의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최근 이재명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분위기 속에 이 대표가 그동안 자신에 대해 날을 세워 온 비명계 의원과 일대일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국회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것에 대비해 직접 당내 이탈표 방지를 위한 ‘비명계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 당 최고위에 “영장 청구 시 2차 장외투쟁” 보고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이원욱 전해철(이상 3선) 기동민 김종민(이상 재선) 의원 등을 개별적으로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직접 의원실로 찾아간 자리에서 “내년 총선을 꼭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가 하면 “요즘도 문자 폭탄에 시달리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전날 지지자들과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도 “‘수박’(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이라는 단어는 이제 그만 썼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표와 만난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등 사법 리스크 관련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며 “‘검찰의 공격은 특별한 것이 없으면 막아낼 수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흔들리고 멀어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조만간 이상민 설훈(이상 5선) 홍영표(4선) 의원 등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내에서도 비명계 눈치보기가 이어졌다. 특히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오히려 비명계 반발을 자극할 수 있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당론으로 정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크고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 당 지도부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13일 당 최고위원회에는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면 곧장 두 번째 장외투쟁을 여는 방안이 보고됐다. 당 관계자는 “아직 논의까지 이뤄진 내용은 아니다”라면서도 “영장이 청구된다면 자연스럽게 장외투쟁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 여야 서로 “이탈표 나올 것”
여야는 체포동의안 표결 시점을 두고도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거나 그 이후 개의하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2월 임시국회 기간 중 현재까지 여야가 확정 지은 본회의 일정은 24일 하루뿐. ‘필요한 경우 28일 추가로 연다’고까지만 합의된 상황이다. 체포동의안이 24일 본회의에 보고되면 여야 합의로 28일에 표결에 부치거나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국민의힘 내에선 28일 본회의를 열면 민주당이 바로 부결시킬 것이란 우려와 함께 오히려 그걸 계기로 ‘이재명 방탄’ 비판을 이어가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체포동의안 내용에 따라 표결 시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서로 ‘당론에 반하는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며 여론전도 펼쳤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많이 다르기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헌법 정신의 불구속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민주당뿐만 정의당이든 다른 야당 혹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중에서도 (부결에 동의하는 분도 있을 것)”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