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 망하게 생겼다” 김성태, 대질서 이화영에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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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6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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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뉴스1
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뉴스1
“감옥에 갔다 오면 (내 나이) 70이 넘는다”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

16일 채널A 단독보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은 전날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진행된 대질 조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향해 이렇게 말하며 언성을 높였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약 4시간 반 동안 대북송금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방용청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불러 4자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농장) 사업 비용 대납’ 등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실을 알았는지 물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이 자체 대북 사업을 진행하려고 북한에 돈을 건넸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가 계속 혐의를 부인하자 검찰은 안 회장에 이어 김 전 회장과 방 부회장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 경기도 대북사업이 어려워진다’며 먼저 대납을 제안해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비용을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018.10.25.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018.10.25. 뉴스1
채널A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를 향해 “감옥에 갔다 오면 (내 나이) 70이 넘는다”고 신세 한탄하며 “가족과 친인척, 회사 관계자 등이 이미 10명도 넘게 구속됐다.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고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진술을 거부하고, 조사가 끝난 뒤에도 조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질조사 참여자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 전 회장 사이 전화 통화 여부를 놓고도 엇갈린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이 전 부지사가 바꿔줘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와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고, 방 부회장과 안 회장도 통화 모습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앞으로도 여러 차례 더 불러 대북송금 의혹 등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사전 동의 없는 검찰의 4자 대질 조사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채널A에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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