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8 전당대회 경쟁자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부동산 투기’공방에 대해 “김 후보가 울산소재 임야를 매입한 건 ‘투기’가 아니라 ‘투자’로 보인다”면서도 “공언한대로 95% 싸게 그 땅을 파실 의향이 있다면 제가 빚을 내서라도 구매하고 싶다”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후보의 울산역 인근 땅 보유문제로 인해 각 후보 진영에서 의혹제기가 많다. 일각에서는 ‘투기현’이라는 별명까지 지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재작년에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보유 관련해서 권익위에서 전수조사를 했을 때도 이 문제를 상대 당에서 제기해서 저도 나름 살펴봤다. 그런데 사실 토지의 구매시기인 1998년은 김기현 후보의 정계입문시기인 2004년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치나 행정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로 구매했다고 보기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KTX 울산역의 개설은 2010년에 이루어지고 정치권에서의 공론화 또한 김기현 후보가 땅을 구매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2003년경 이루어 졌기 때문에 그 연결도로의 개설을 예측하고 땅을 구매했다고 확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전국적으로 맹지에 도로내서 떼돈 버는 지방정치의 문제가 간혹 대두되다보니 비슷한 유형이라고 보고 공격할 수는 있겠지만 정치권력을 이용한 투기라고 보기에는 시기적으로나 방법론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하면서 매번 정치적 행보를 할 때마다 주가관리 하러 나왔다는 지적을 받는 안철수 후보의 억울함 정도가 김기현 후보의 억울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권력을 이용해 맹지에 도로 낸 권력형 투기가 아니라면 ‘투기현’이라는 명칭보다는 그냥 ‘투자현’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끝으로 이 전 대표는 “그런데 중요한 건 김기현 후보가 공언한대로 95% 싸게 저에게 그 땅을 파실 의향이 있다면 제가 빚을 내서라도 구매하고 싶다. 지금 정치가 문제가 아니다. 95% 할인 구매 찬스다. 공시지가에서 95% 깎아 달라”고 지난 15일 후보자 TV 토론 때 김 후보가 한 발언을 인용해 비꼬았다.
앞서 김 후보는 15일 TV토론에서 황교안 후보가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김 후보 임야로 휘어져 관통하는 노선으로 변경 돼 3800만원을 주고 산 땅이 엄청난 시세 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자 “(2021년 10월 해당 의혹을 제기했던) 양이원영 의원에게 90%할인해 줄 테니 가져가라고 했다. 황 후보에겐 95%할인해 줄 테니 가져가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 측은 안철수 캠프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것은 명백한 비방, 흑색선전 및 인격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엄중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안 후보 측은 “하라는 해명은 않고 성만 낸다. 선관위에 엄중 조치 공문을 동시에 보내는 행태가 과연 자신의 의혹을 성실하게 해명하는 자세인가 아니면 겁박하고 윽박질러 말을 막으려는 무소불위 권력자의 행태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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