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끝나면 곧바로 본격적인 차기 원내대표 레이스가 시작될 것이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 중인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이재명 체제’의 향방이 결정되고 이와 맞물려 원내대표 선거전에 불이 붙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 당 권력 순위 2위, 당 대표 궐위시 직무대행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박광온 이원욱 전해철(이상 3선) 의원,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김두관(재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색채가 옅은 ‘범명’(범이재명)으로 안규백(4선) 윤관석 홍익표(이상 3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로텐더홀에 마련된 농성장, 당 위원회 출범식 등 의원들이 모이는 곳마다 원내대표 후보군이 찾아 동료 의원들에 먼저 악수를 건네며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명계에선 박광온 전해철 의원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박 의원은 최근까지 100여 명이 넘는 의원을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고 한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 연구원’ 이사장인 전 의원도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두 의원은 17일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워크숍을 나란히 찾아 초선 의원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당 내에선 이들 간 단일화 여부에도 벌써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친낙(친이낙연)계인 박 의원과 친문계인 전 의원의 정치 성향이나 당 내 친한 의원들이 상당 부분 겹친다”며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원들 표심이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친문 진영 보좌진은 “나이는 박 의원이 많고, 정치 입문은 전 의원이 빨라 상대에게 무작정 양보를 요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범명’을 표방한 안규백 윤관석 홍익표 의원도 최근 당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친명’계에선 확실한 주자가 없는 가운데 김두관 의원(재선)이 ‘친명 후보’를 자청하며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지난해 3월 원내대표 선거는 이 대표가 0.73%포인트 차이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깝게 패한 직후라 이 대표를 뒷받침할 친명계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지지를 몰아주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 친명 “이재명과 호흡 중요” 비명 “적당한 거리둬야”
다만 친명계가 아직 당의 헤게모니를 완벽하게 장악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계파, 후보 간 합종연횡도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와 친명계가 당권을 쥐고 있지만 원내대표 후보로 내세울 마땅한 3선 후보가 없는 상황”이라며 “반면 비명계도 최대 계파인 친명계와 마냥 각을 세워선 당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원내대표 선거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성호, 우원식 등 친명 중진 의원들은 홍익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등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며 “결국 당 내 최대 계파가 된 친명계를 잡으려는 움직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아직 이 대표가 점 찍은 원내대표 후보는 없다”면서도 “이긴 사람을 우리편으로 만들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내대표 선거 시기도 관심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시기는 매년 5월 의원총회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다음달 3·8 전당대회 직후 원내대표를 뽑게 될 경우 그에 맞춰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시점도 한 달 여 앞당기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협상 파트너인 여당 원내대표가 바뀌면 민주당 후보군들도 선거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논의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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