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이번에는 ‘바른정당 출신 지지명단’을 둘러싸고 충돌이 빚어졌다. 김기현 후보 측이 자신을 지지하는 옛 바른정당(현 국민의힘) 의 전직 당협위원장의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이준석 전 대표가 “억지명단”이라고 비판한 것. 김 후보는 “지지 의사에 감사인사를 한 것 뿐”이라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앞서 20일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30여명으로 구성된 ‘바른정치모임’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와 천하람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직책이 잘못 표기되거나 지지의사가 없는 사람을 명단에 포함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안철수 후보 측도 김 후보 공세에 가세하고, 김 후보 측에서 반박에 나서면서 또 한 번의 난타전이 펼쳐진 것. 바른정당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한 유승민 전 의원, 이 전 대표 등이 주죽이 돼 만든 정당으로 바른미래당을 거쳐 결국 국민의힘에 합쳐졌다.
이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이런 식의 억지 지지선언 명단 모으는 것이 선거 전략인 것 같은데 그나마 명단에 보니 이름도 틀린 경우가 있다. 애초에 왜 명단을 익명으로 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라며 “김 후보는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 씨에게 부담만 안겼던 ‘꽃을 든 남자’ 사태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라며 꼬집었다. 바른정당 출신의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명단 면면을 뜯어보면 급조된 해프닝임을 금방 알 수 있다”면서 “김 후보의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지지선언은 한마디로 ‘거짓말’이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안 후보 측도 공세에 가담했다. 안 후보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다는 전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의 명단이 거짓임이 밝혀졌다”며 “단순히 숫자를 부풀린 줄 세우기 ‘공갈빵’ 지지 선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명단이 허위와 날조로 조작된 ‘공갈’ 지지선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공세에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명단을 작성한 것도 아니고, 제가 그 기자회견을 주최한 것도 아니고, 그분들이 지지한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린 것밖에 없다”며 “그분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제가 주도해서 (명단을) 만든 것이 아니라 거꾸로 (바른정치모임 쪽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옛 바른정당 인사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명단을 작성하며 본인 의사와 관련이 없거나 함부로 쓰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중삼중으로 명단을 다 확인했다”라며 “각자 나름대로의 고민 끝에 정치인으로서 성명을 발표한 것인데 이걸 함부로 매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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