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일시 정지, 걷히면 금리 과속 페달 밟을 수도…일주일 사진정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6일 11시 00분


2월4주차 일사정리

1. 안개 속 갓길에 멈춰 비상 깜빡이 켠 한국경제, 걷히면 금리 과속 페달 밟을 수도…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이같이 비유했습니다. 그만큼 시장에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고 설명하며, 이 총재는 이번 금리 동결이 특히 ‘물가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금리 동결로 인해 1년 6개월에 걸쳐 금리 인상 행보(2021년 8월 0.5%로 ‘제로 금리’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3%포인트 끌어올림. 특히 지난해 4월부터는 7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미 연준이 22일 공개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0.2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데 동의했지만 일부는 0.5%포인트 수준의 빠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장에선 연준이 3, 5, 6월 회의에서 3차례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5.50%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은이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한미 금리 차는 최대 2%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이기에 이 총리는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란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단서를 강조했습니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총재는 “상당 기간이란 표현은 예상한 물가 경로가 정책 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라며 “그 전에 금리 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습니다.

한은이 판단한 안개가 걷히면 미국과의 금리 차를 만회하기 위해 금리 과속 페달을 밟을지 우려 되는 부분입니다.

2.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ICBM 날릴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北


북한은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습 명령(오전 8시)에 9시간 22분 뒤인 오후 5시 22분 ICBM을 발사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도 언제든지 실전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밝히며 국제사회를 위협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에서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며 “남조선(한국) 것들을 상대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에선 기습·은폐 능력을 강조해 왔지만 ICBM에서 기습 발사에 방점을 찍은 건 처음”이라며 “미국을 겨냥해 방심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미는 19일 괌에서 날아온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와 F-16 전투기,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공중전력 10여 대를 동원한 공중 연합훈련으로 맞대응을 했습니다.

3. 하루 앞으로 다가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27일 진행되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법사냥이 일상화됐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싸고 여야의 여론전과 공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선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 야권 관계자는 큰 이탈표 없이 압도적 표 차로 부결되면 이 대표 체제는 탄력을 받고 비명계는 당내 입지가 지금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부결은 되더라도 예상보다 당내 이탈표가 많을 경우, 이 대표 체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고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내 놨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결 후 사퇴’ 여론이 나오는 데 대해 “당이나 정치세계에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많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경을 넘어서 오랑캐가 불법적인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서 격퇴해야 한다”고 당의 단합을 호소했습니다. 최근 당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선 “큰 흐름 중에 일부의 출렁임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중이라 여론조사를 하는데 열성 지지자가 전화를 많이 받지 않느냐”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4. 국회로 간 노란봉투, ‘건폭’ 언급한 대통령, 출범한 MZ 노조는 새로운 대안 될까?

21일 노사 관계 관련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 직후 건설현장 폭력 현황을 보고받고 이를 ‘건폭’이라는 줄임말로 쓰며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반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21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부부 관계가 소원해 대화로 복원하려는데, 남편이 ‘가계부 갖고 와 봐, 가계 운영 불투명하게 한다더라’ 하면 대화가 잘되겠느냐며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방침을 비판했습니다.

이날 용산구 동자아트홀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동조합이라고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출범을 선언했습니다. 최근 현안인 ‘노조의 회계 정보 제출’에 대해 “투명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새로고침 협의회는 회계를 투명하게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파업의 일상화’ 우려를 낳고 있는 ‘노란봉투법’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습니다. 정부와 경제6단체는 “산업 현장이 1년 내내 노사 분규에 휩쓸려 국가 경쟁력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입법 중단을 호소했고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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