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구멍]
정보위 ‘인사검증 실패’ 질의 이어져
尹 “대통령실 의견교환뒤 적격자 추천
검증 권한 없어 결과 보고받았을 뿐”
“(거취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 내부에서 퇴진론이 나오는데 거취를 고민하느냐’란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경찰 내부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의 취지를 무력화한다’는 반발을 무릅쓰고 윤 청장이 추천한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낙마하자 ‘용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윤 청장 취임 이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연말 총경급 보복 인사 의혹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수본부장 낙마 사태를 두고 “추천권자로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후속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공백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공모가 약 50일 걸렸는데 그것보다 빨리 진행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추천 단계에서 알았냐’란 질문에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 변호사 인사 검증 실패를 둘러싼 질의가 나왔다고 한다. 정 변호사 추천 과정에 대해 윤 청장은 “대통령실과의 사전 의견 교환을 통해 적격자를 추천했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이 추천한 후보자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해 임명이 이뤄진다.
또 윤 청장은 “경찰청은 인사 검증 권한이 없어 검증 결과를 보고받았을 뿐”이라며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 검증 결과 ‘아무 문제 없음’으로 통보받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윤 청장은 “지원자 3명 중 2명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통보받았고 1명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용퇴론’에 대해 윤 청장은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경찰 내부에선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경찰 실명 내부 게시판 ‘폴넷’에는 “조직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면서 소신 있게 말 못 하는 무능한 청장임을 인정하고 용퇴해야 한다” 등 물러나라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또 경찰 내부에선 ‘국수본부장 검찰 출신 불가론’이 더 거세지는 모습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