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설명한 어디에도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범죄 혐의는 없다. 오직 ‘성남시장 이재명’의 범죄 혐의만 있을 뿐이다.”(한동훈 법무부 장관)
“수사가, 사건이 아닌 사람을 향하고 있다. 목표물을 잡을 때까지 하는 사법사냥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한 장관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약 15분에 걸쳐 읽었다. 이 대표의 △위례·대장동 개발 범죄 혐의 △성남FC 뇌물범죄 혐의와 각 혐의 관련 물적 증거와 인적 증거, 체포동의의 필요성을 8004자에 걸쳐 쓴 것. 이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1940자)보다 4배 이상 많은 분량이다.
한 장관은 이날 다양한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선 “영업사원이 100만 원짜리 휴대전화를 주인 몰래 아는 사람에게 10만 원에 판 것”이라며 “주인은 90만 원의 피해를 본 것이지 10만 원이라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변명이 통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민간사업자들과 이 대표 측의 유착 혐의를 언급할 땐 “아예 수험생이 시험문제를 직접 출제하게 한 것”이라고 했고,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네이버가 성남시의 인허가 시점에 맞춰 약속한 후원금을 분할 집행한 것은 ‘후불죄 뇌물’, ‘할부식 뇌물’이라고 표현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의원들의 ‘연대의식’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체포동의안을 읽는 내내 이 대표를 ‘이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한 장관의 발언 도중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말도 안 된다”, “김건희 여사도 구속하라”, “증거가 나왔는데 김 여사는 소환조차 하지 않느냐”는 고성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한 장관의 창에 맞서 이 대표도 5분가량의 신상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들을 향한 마지막 호소에 나섰다.
이 대표는 “영장 혐의 내용이 참 억지스럽다”며 “돈 버는 게 시장의 의무도 아니지만 적극행정을 통해 5503억 원을 벌었음에도, 더 많이 벌었어야 한다며 배임죄라 한다”고 했다. 이어 “‘(대장동) 50억 클럽’은 면죄부를 주고, 도이치모터스는 수사하지 않는 윤석열 검찰이 이재명은 반드시 잡겠다고 검사 60여 명을 투입해 근 1년간 탈탈 털고 있습니다”라며 “저를 겨냥한 압수수색이 보도된 것만 332차례, 윤 대통령 취임 후 매일 한 건꼴”이라고 했다.
그는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의원 여러분께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달라”며 “아무리 깊어도 영원한 밤은 없다. 매서운 겨울도 봄을 이기지 못한다”는 문구를 인용해 발언을 마무리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