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부결표 던졌다고 대답” 공개
개딸, ‘이탈표 명단’ 등 색출 공세
비명계 반발… 박홍근 “자제” 호소
“‘의원님은 부결인가 가결인가. 의견 표명을 해달라. 다음번에 심판하겠다.’ 나에게도 이런 문자가 와서 답변드린다. 부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색출 문자’를 받은 사실을 알리며 이같이 썼다. 당 지도부 소속이자 이 대표를 옹호하는 강경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에게도 색출 문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 민주당 관계자는 “친명계 의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원내 지도부에게도 가결 여부를 묻는 문자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층의 집단 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 온라인 당원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이낙연 전 대표 영구 제명’ 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3만4000명이 넘게 동의했다. 이들은 이 전 대표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는 이유로 이 전 대표 측과 친이낙연계 의원들을 집중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 집단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비판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이 대표 체포결의안 사태는 혹시 전남발 쿠데타?’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전국 지역구별 전남 지역 출신 국회의원 42명의 명단이 돌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이탈표 명단’이라고 이름이 도는 의원 중 일부는 부결표를 던지고도 낙인이 찍혀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비명계는 반발했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회법상 비밀 무기명 투표인데 ‘색출’이다 ‘살생부’다 이런 살벌한 얘기들이 오간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홍근 원내대표도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신과 불안을 잠재우면서 당이 더 단단히 하나 되는 것”이라며 “단결, 단합을 저해하는 언행은 서로가 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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