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엄석대’ 비유 “엄석대 몰락하자 핵심측근 모두 떠나”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3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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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로, 친윤계 의원들을 엄석대의 측근으로 비유하며 작심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친이준석계 후보들을 엄석대에 저항한 한병태로 비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문열 작가가 1987년 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낸 시골학급의 모습은 최근의 국민의힘 모습과 닿아있다”며 “엄석대는 나름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지만 전학 온 한병태의 눈에는 이상해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총질을 한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엄석대는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징벌을 했다”며 “한병태는 엄석대에게 저항하려고 노력했다. 잘못한 건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총질러로 찍어서 괴롭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선생님은 한병태를 불러 잘못을 하고 있다며 내부총질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며 “결국 한병태는 포기하고 엄석대의 세력에 편이돼 오히려 힘을 보태는 위치에 가게 된다.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친윤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후보가 주장하는 당정일체론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나중에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오자 엄석대의 시스템에서 누리고 남을 린치하던 애들이 먼저 앞서서 엄석대를 고발한다”며 “지금의 국민의힘에서는 엄석대는 누구고, 엄석대측 핵심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이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국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는 엄석대는 한병태를 제압하고 포섭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담임선생님이 바뀌고 났을 때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측 핵심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네 후보는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있다”며 “이들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들이 힘을 얻지 못하면 나중에 결국 총선에서 국민이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하며 교정할 수 밖에 없다”며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으로 손에 묻힌 비민주와 비이성의 오명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시작된 이 전당대회가 무엇으로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다”며 “실제 이문열 작가가 써내려간 엄석대의 마지막은 엄석대 개인에게 너무 큰 비극이었다. 결말은 다르게 쓰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며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나약한 한병태가 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설 속 엄석대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유한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책 이야기만 했다”며 “만약 언론인들이 윤 대통령을 연상했다고 보도하시면 그게 국민의 시각을 대변한 언론의 시각이라고 믿고 싶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공격받을게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공격 한두번 받아보느냐”며 “맨날 공격하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안철수 당대표 후보에 대해 “엄석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문제의식을 갖고 불이익을 감수하고 할 말을 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안 대표의 행보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하태경 의원의 ‘2030표가 당대표 투표의 관건’ 발언에 대해 “지난번 컷오프 6000명 조사에서 당원들 피드백을 살펴보면 ‘회사에서 일하는데 면접조사로 천하람 이름을 말하게 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모바일 투표는 다르다. 출근 중에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젊은세대가 선호하는 투표방식이기 때문에 젊은층의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전 대표는 천아용인 후보들이 이길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미 천하람 후보가 안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이기는 조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2주전부터 천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전을 짜고 있다”며 “때문에 그런(승리) 부분은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엄석대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저와 같은 사람을 엄석대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같은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며 “엄석대의 행복한 결말과 무운을 빈다”고 했다.

그는 안 후보의 ‘선관위가 불공정하다’는 주장에 대해 “안 후보가 너무 민감한거 같다”며 “제가 당대표가 될 때도 유리한 룰을 아녔다. 결국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시험제도나 입시제도를 탓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친이준석계 이기인 후보가 친윤계 장예찬 후보를 당 윤리위에 기소한 것에 대해 “원래 윤리위가 그런 조직이 아닌데 지난해 윤핵관쪽에서 윤리위를 너무 재밌게 써서 희화화된 상황이 온 것”이라며 “장예찬의 생각이 갑자기 바뀐 걸 지적하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개인적으로 미워하는 사람이 천아용인에 있을까 싶다. 도와주고 싶은 친구”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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