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제명’ 黨청원 5만명 동의… “文-이낙연 등 처단” 이미지 돌아
친문 “당내 증오-폭력 도 넘었다”, 개딸들 입당 독려에 새 당원 급증
민주 지지율 29%, 국힘과 10%P差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후폭풍에 따른 당의 내홍이 이 대표 강성 지지층 ‘개딸’과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문파’ 간 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개딸들은 이른바 체포동의안 이탈표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자체가 이낙연 전 대표 탓이라고 주장하며 ‘이낙연 영구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표의 대선 경선 패배 이후 활동에 소강 상태를 보이던 문파들도 “왜 가만히 있는 이 전 대표 탓을 하느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야권 관계자는 “친이재명(친명) 비이재명(비명) 의원들 간 갈등이 당 지지층 간 싸움으로 확전하는 모습”이라며 “딱 지난 대선 경선 때로 돌아간 듯하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이낙연 수박 7적” 이미지까지 등장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다음 날인 2월 28일 한 권리당원이 ‘이 전 대표를 강제 출당시켜 당에서 영구 제명해 달라’고 올린 청원글이 3일 만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민주당이 지난해 8월 도입한 ‘당원 청원 시스템’은 권리당원만 이용할 수 있다. 30일 안에 권리당원 5만 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에는 지도부가 공식 답변하도록 했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내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온라인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 친문, 비명계 의원 일부에 대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은어), 국짐(국민의힘 비하 표현) 첩자 7적 처단하자”는 이미지까지 나돌았다. 이 전 대표와 친이낙연계 의원들을 저격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이들은 ‘부결에 투표했는지 밝히지 않은 의원 29명 명단’을 공유하며 “소신파 3명 정도 빼고 모두 이낙연계”라고 주장했다. 일부 유튜버는 이날 오후 민주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 대회를 열고 수박 격파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에 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 영구제명 청원에 대해 “황당하다.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성 내용”이라며 “상대에 대한 악마화는 포퓰리즘의 제1 원칙이다. 인과관계도 없는 뜬금없는 악마화는 당을 왜소하게 만들고 분열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수박 7적’ 이미지에 대해서도 “분노스러운 일이다. 가짜뉴스를 근거로 한 증오와 폭력에 문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첩자’니 ‘처단’이니 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도 했다.
● “친명 지도부가 집단테러 수수방관”
문파들은 친명 위주의 당 지도부가 개딸들의 집단테러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친문 성향의 당 관계자는 “표결 직후부터 이 전 대표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 측근 의원들을 겨냥한 ‘수박 테러’가 본격화됐다”며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이낙연 탓’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캠프 총괄부본부장을 맡았던 최성 전 고양시장은 자신의 SNS에 “이 전 대표에 대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을 신고받는다”고 공지했다.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가 원외위원장 등을 평가하는 당무감사에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신설하고 전당대회에도 대의원 대신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지층 간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대의원은 친문 성향이, 권리당원은 친명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이날 오전 민주당 현역 의원 단체방에선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이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경태 의원은 “분과위 단계에서 일부 위원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재명이네 마을’ 등 강성 친명 카페를 중심으로 ‘권리당원 가입 운동’이 시작된 상태다. 이들은 “대의원제를 폐지하고 공천권을 권리당원에게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체포동의안 부결 후 3일간 일평균 4700명이 입당해 총 1만4000명이 넘었다. 평소의 10배”라고 했다.
개딸들의 조직적 움직임에 문파 카페에선 “당 지도부와 개딸이 짜고 치는 고스톱”, “권리당원을 앞세워 독재하겠다는 것”이란 반발과 함께 당비 납부 중지 운동을 벌이자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 만에 5%포인트가 떨어진 29%로 집계됐다.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39%)과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것도 약 8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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