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징용해법 합의]
징용해법 접점, 정상회담 물밑논의
정상간 셔틀외교 복원도 거론… 尹-바이든, 4월 한미정상회담 예상
日, 5월 G7회의에 尹초청 검토… 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이어질듯
윤석열 대통령이 3월 중하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던 강제징용 문제를 두고 양국 정부가 진통 끝에 접점을 찾음에 따라 관계 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정상 간 회담이 물밑에서 논의되는 것. 과거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이 거론되고 있어 기시다 총리가 답방할 가능성도 있다. 4월 말에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예상된다.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면 한일, 한미, 한미일 연쇄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것. 한일 관계 개선이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협력 강화로 확장되는 수순이다.
● 尹, 3월 중하순 방일 검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이 3월 중하순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이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 해법을 논의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한일 관계 개선의 의지가 강하다”라고 전했다. 두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나 공동의 어젠다를 논의하는 장면을 보여줄 상징적 이벤트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정상회담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도 미국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안이 잘 매듭지어지면 (한일) 양측 간 포괄적인 관계 증진, 더 나아가 한미일 관계 발전을 위해 다양하고 구체적인 이슈들이 부상할 것 같다”면서 “고위 당국자들이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측 정상이 만나서 소위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를 의미)을 푼 직후에, 챙겨야 할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다뤄나가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총리가 5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렇게 되면 3월 한일 정상회담→4월 한미 정상회담→5월 한미일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교류가 사실상 단절됐던 한일 정상이 “일본은 협력 파트너”라는 윤 대통령의 방향 전환 속에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한일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 해법 발표에 이어 일본이 한국에 취한 수출규제 조치 해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정상화하는 방안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尹 방미 시기와 수준 이번에 매듭”
한일 관계가 복원된 상태에서 윤 대통령이 4월 미국을 찾게 되면 양국은 한미 협력뿐만 아니라 한미일 차원의 포괄적 협력으로 논의 수위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하기 위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정상 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일 정부가 강제징용 방안 문제에 대한 해법을 6일 발표하는 배경에는 한미일 협력을 강조해온 미국의 의중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경쟁 격화 속에 대(對)중국 연합 전선을 갖추기 위해 한미일 협력 강화가 절실한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을 4월 말로 협의 중인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고려하는 만큼 이의 ‘전제조건’ 격인 한일 관계 개선이 윤 대통령의 3·1절 연설을 기점으로 매듭이 풀리기 시작한 수순”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 “방문 시기와 방문 단계·수준 등에 관해서 이번에 (미국에) 가서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5일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미국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경제안보 현안,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서 마이너스를 최소화하고 플러스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도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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