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천실무 총괄 與 사무총장도 ‘친윤’ 이철규 내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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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당선직후 대통령실과 조율
尹-金, 13일 만찬… 정례회동 추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당의 실무와 내년 총선 공천 실무 등을 담당하는 당 사무총장에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재선·사진)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권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정례회동을 갖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대표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만찬을 갖는다. 취임 첫날부터 김 대표가 대통령실과 여당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당정 일체’ 행보에 나선 것.

9일 여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 사무총장에 이 의원을 임명하는 방안을 대통령실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신으로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총괄보좌역을 맡은 친윤 핵심 인사다. 김 대표와 최고위원 5명 등 지도부 전원이 친윤 인사로 채워진 데 이어 당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까지 친윤계 임명이 유력해진 것.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자신과도 뜻이 통하고, 대통령실과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이 의원을 낙점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당선 이후 첫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김 대표는 “당직 인선은 오늘부터 시작해 주말 사이에 의견을 듣고 최고위 협의를 거쳐 다음 주 월요일(13일)쯤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김 대표와의 만찬 자리에서 정례회동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온전한 여당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실과 여당의 거리를 더 좁히겠다는 의도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동안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간 여러 잡음 등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정례적 대화 채널을 갖는 게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與대표 정례회동 추진… 대통령실 “격주로 만나자”


與사무총장도 ‘친윤’

김기현, 취임 첫날 ‘당정일체’ 강조
대통령과 정례회동 MB이후 처음
與 주요 당직도 친윤 전진배치할 듯
당내 일부 “친윤 일색 획일화 우려”

與 새 지도부, 첫 일정으로 현충원 찾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당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오직 민생, 다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시스
與 새 지도부, 첫 일정으로 현충원 찾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당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오직 민생, 다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시스
“빠른 시간 내에 윤석열 대통령을 찾아뵙고 당 운영과 정례회동을 포함한 전체 국정 현안에 대한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취임 첫날인 9일 윤 대통령과의 13일 만찬 회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었던 여당의 내분 등 불안 요소가 ‘김기현 체제’로 정리됐으니 앞으로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추겠다며 대통령-여당 대표 간 정례회동을 공식 거론한 것. 대통령실 역시 윤 대통령과 김 대표 간 정례회동 추진을 시사하며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중심이 된 여당 지도부에 확실한 힘을 실어줬다.

● 金 “대통령과 정례회동 논의 예정”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 윤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했던 김 대표는 취임 첫날부터 ‘당정 일체’를 강조했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축사 인사를 받은 김 대표는 “당이 정비가 안 돼 있다 보니 대통령께서 일하시는 데 곤란한 점이 오히려 많이 발생하지 않았느냐. (이제는) 그런 거 다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많이 힘을 보태드리도록 당에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에 여당 지도부의 공식 정비가 끝난 만큼 집권 여당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는 것.

윤 대통령도 13일 김 대표를 만찬에 초대하는 등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만나는 고위 당·정·대 회의와 별도로 윤 대통령과 김 대표 간 정례회동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와 자주 소통해 협력할수록 좋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대표 측에 “주 1회 만나는 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격주로 윤 대통령과 김 대표가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명박 정부 당시 월 1회 가량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난 바 있다.

일각에선 정례회동이 ‘수직적 당정 관계’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정부가 수직적이라면 오히려 그런 회동 자체가 없을 것”이라며 “사전에 (회동) 의제를 조정한다는 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 당직에 친윤 전진 배치 가능성

당 지도부가 친윤 인사들로 채워진 데 이어 김 대표는 후속 당직 인선도 친윤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규 의원의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이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이 의원 외에 다른 사무총장 후보가 없다”며 “이 의원은 합리적인 성품과 일 처리로 윤 대통령은 물론이고 의원들 사이에서 신망도 높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 대표는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초선 박성민 의원(울산 중) 임명을 고려 중이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때부터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또 당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재선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 등을 검토 중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에 당의 텃밭인 경북 출신이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당직 인선의 첫째 조건은 능력”이라며 “친윤 일색이란 비판에 구애받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했다. 친윤 색채가 강해도 능력이 있다면 적극 발탁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이 친윤 인사들로 채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주요 당직 인선에 거론되는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친윤 나눠먹기’식”이라며 “당이 친윤 일색이 되면 획일적인 사고와 움직임으로 인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공천실무#친윤#이철규#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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