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내려놓으시라”…이재명 前비서실장, 눈물 속 비공개 발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1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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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64)의 발인이 11일 경기 성남시 성남시립의료원에서 엄수됐다. 전 씨는 9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50분경 전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립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들의 눈물 속에서 전 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전날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검찰이 부검 영장을 기각하면서 전씨의 발인식은 예정대로 이날 진행됐다. 다만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장례식장 내부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발인을 마친 후 스무 명 가량의 유족들은 전 씨의 영정 사진을 든 상주를 침통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전 씨의 부인과 두 며느리는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는 동안 계속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운구차량 문이 닫힌 후에도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한동안 걸음을 떼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 씨의 부인은 운구차에 탑승한 후에도 얼굴을 손에 파묻고 한참을 흐느꼈다.

오전 8시경 장례식장을 떠난 차량은 화장을 마친 뒤 오전 11시 반경 장지 용인 아너스톤으로 이동했다. 이날 발인식과 화장장에는 유족 외에 정치권이나 경기도 성남시 관련 인사들은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전 씨는 9일 오후 6시 44분경 외출에서 돌아온 전 씨의 아내로부터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관들에 의해 오후 7시 반경 발견됐다.

전 씨의 유족 한 명은 10일 저녁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명절에 만나뵐 때마다 주변에 베풀기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유서에 쓰여 있는 ‘이재명 대표 이제 정치를 그만하라‘는 말은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 이제는 그만 두고 쉬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정치 내려놓으라’는 말은 ‘정치질을 그만 하라’는 의미였다”며 “평소에 그런 얘기를 우리에게도 조금씩 했다”고 말했다.

전 씨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A 씨는 “지난해 12월 말에 만났을 때만 해도 평소와 다르다거나 하는 낌새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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